경영권 분쟁 불붙은 유니켐… 양측 동시에 지분 확대 신고

정현진 기자 2023. 4. 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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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시트용 합성 피혁 등을 생산하는 코스피 상장사 유니켐을 두고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올 초 최대주주와 경영권 분쟁을 시작한 법인인 ‘햇발’이 추천한 사내이사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데 이어, 햇발이 가진 유니켐 지분도 5% 이상으로 늘어났다. 햇발 측은 유니켐의 사업구조 개선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유니켐에 대한 경영권 참여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유니켐 측 최대주주 지분율은 19%에 그치고 소액주주 지분율은 55%를 넘어간다. 이미 지난 주총 표 대결에서 한 차례 진 적이 있는 유니켐은 지분을 늘려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유니켐은 자회사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면서까지 지분을 모으는 데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유니켐의 경영권 분쟁이 한동안 계속될 조짐을 보이자, 유니켐 주가는 저점(2022년 6월) 대비 60% 이상 오르며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유니켐의 시가총액은 약 1212억원이다.

유니켐 CI./유니켐 제공

지난 5일 유니켐의 최대주주인 유니는 다섯 번에 걸쳐 유니켐 주식 총 59만6159주를 장내 매수한 사실을 알렸다. 이로써 최대주주 유니(19.09%)와 이장원 유니켐 대표이사(0.55%)의 지분 총합은 20%를 갓 넘기게 됐다.

같은 날 주식회사 햇발은 유니켐에 대한 5% 지분 공시를 내고, 지난 3일 자로 유니켐의 주식 410만1102주를 보유해 총 5.455%의 지분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보유 목적은 ‘경영권 영향’으로 명시했다.

부동산·건설업체인 햇발은 지난해 7월 유니켐 주식 일부를 매수하고, 지난 2월 주주명부 열람·등사 신청과 함께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주주제안에서 햇발은 정재형 햇발 대표이사와 정성욱 햇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사내이사로, 이용기 지암회계법인 공인회계사를 감사로 추천했다. 이후 주총 결과 햇발이 제안한 정 대표이사·이 회계사의 사내이사·감사 선임이 각각 가결되고 유니켐 측 인사인 이은경 사내이사의 연임이 부결됐다.

햇발이 유니켐에 주주제안을 낸 것은 유니켐이 유니골프앤리조트에 골프장 및 콘도 관련 사업 일체를 일임한 것이 유니켐 주주 가치를 침해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제조업 기반의 유니켐이 안정적인 현금 창출을 위해 추진한 신사업인 만큼, 유니켐 지분 100%의 별도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유니켐이 직접 해당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니켐 측은 부동산 사업에 따르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책임 경영 차원의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유니골프앤리조트는 유니켐의 손자회사 격이다. 유니켐은 유니원의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고, 유니골프앤리조트는 유니원의 100% 자회사다. 유니켐은 향후 유니원의 코스닥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유니골프앤리조트는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약 183만m2 규모의 카스카디아 GC를 개발하고 있다.

햇발 측은 골프장 사업권에 관한 사안이 해결될 때까지 유니켐의 경영활동에 대한 목소리를 계속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재형 햇발 대표이사는 조선비즈와의 통화에서 “지분을 늘려 5% 공시를 낸 것은 앞으로 꾸준히 유니켐에 목소리를 내고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전했다.

유니켐 측은 향후 추가로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유니켐 관계자는 “지분 취득은 주가 안정 등을 위해 예전부터 지속해왔던 사안”이라면서도 “경영권 방어를 위해 앞으로 지분을 더 늘릴 계획으로 알지만, 목표 지분율이 있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니켐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25% 오르며 순항 중이다. 지난 3월 초 1300원 초반이던 유니켐은 6일 종가 기준 1634원까지 올랐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최근 1개월(총 24거래일) 중 18거래일 동안 유니켐을 사들였다. 지난 29일부터는 6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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