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에 존재감 커진 NATO…차기 수장은 폰데어라이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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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후 존재감이 부쩍 커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차기 사무총장직은 누가 맡을까.
미군 장성이 전통적으로 나토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 자리를 맡고 있는 터라 미국은 나토 사무총장 후보를 배출하지는 않지만, 신임 수장 선출 과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폴리티코는 차기 사무총장을 두고 이런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후 나토가 얼마나 달라졌는지가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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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총리 등 기타 후보도 다수 물망…"가십만 무성"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 후 존재감이 부쩍 커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차기 사무총장직은 누가 맡을까.
2014년부터 나토를 이끌어온 옌스 스톨텐베르그 현 나토 사무총장은 올해 9월 말 퇴임한다.
그의 뒤를 이을 차기 사무총장은 미국과 원활하게 소통하면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되, 지나친 강경책으로 러시아를 자극해서는 안 된다는 게 나토 관계자 다수의 의견이다.
여기에 나토 회원국 모두의 지지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나토 31개 회원국은 공식 선거 없이 회원국 간 합의에 따라 비공개로 신임 사무총장을 선출한다.
5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등 다수가 차기 후보로 거론된다.
최근 가장 활발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다.
영국 대중지 더선은 나토 회원국 다수가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에게 나토 사무총장직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고 이달 초 보도했다. EU 집행위는 이를 부인했다.
그는 미국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미국의 지지 여부는 나토 사무총장 선출 과정에서 주요 변수로 작동한다. 미군 장성이 전통적으로 나토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 자리를 맡고 있는 터라 미국은 나토 사무총장 후보를 배출하지는 않지만, 신임 수장 선출 과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3∼2019년 독일 국방장관을 지내고, 2019년부터 지금까지 EU 위원장직을 수행하면서 그간 나토 수장 여럿과 함께 일한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도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강점이다.
만약 그가 이번에 나토 사무총장이 되면 이는 여성이 나토를 이끄는 최초의 사례가 된다.
그러나 걸림돌도 적지 않다.
우선 EU 위원장 임기가 아직 1년 이상 남아 있다는 점이 문제다.
익명을 요구한 한 EU 고위 관계자는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EU 집행위원장)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는 다른 곳으로 옮겨갈 생각이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만약 이미 9년간 재임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임기를 한 번 더 연장해 내년 여름까지 나토를 이끌게 되면 이런 문제는 사라진다.
그러나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앞서 임기 연장과 관련한 질문에 "세상에는 그것보다 중요한 질문이 훨씬 더 많다"면서 예정대로 퇴임한 뒤 고향인 노르웨이로 돌아갈 것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영국 정부가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나토 사무총장 선출을 거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영국은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국방장관 재직 시절, 장병 복지에 치중하느라 군사대비태세 확충에는 소홀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뤼터 네덜란드 총리도 차기 사무총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2010년부터 총리로 재임 중인 그는 각 동맹국 지도자와 돈독한 유대를 자랑하는 데다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 입장을 명확히 밝히면서도 지나치게 강경한 태도로 러시아를 자극하는 일은 벌이지 않고 있다.
이들 외에도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 등 다양한 인물이 언급되고 있지만 확실하게 두각을 드러내는 인물은 아직 없다고 폴리티코는 설명했다.
익명의 한 유럽 외교관은 "더 많은 이름이 언급될수록 후보가 없다는 점은 더 명확해진다"고 지적했다.
폴리티코는 차기 사무총장을 두고 이런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후 나토가 얼마나 달라졌는지가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전쟁 후 나토가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군사동맹으로 조명 받으면서, 수장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그 자리를 차지할 인물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졌다는 것이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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