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곧 연기력" 무대 휘어잡는 '큰 언니'들
1000회 출연 관록의 최정원
홍지민·신영숙과 찰떡 호흡
중년배우 활약 뮤지컬 '다시, 봄'
중장년층 예매 73% 몰려 인기
연극 '분장실'은 송옥숙 출연
연극·뮤지컬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중년 여성 배우 중심의 작품이 늘고 있다. 검증된 연기력과 경륜을 지닌 이들은 공연계에선 믿고 보는 보증수표다. 5060 여성 배우가 중심에 선 작품이 많아지면서 또래 관객도 덩달아 공연장을 찾는 발길이 잦아지는 추세다. 최근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맘마미아!'는 중년 관객이 사랑해 마지않는 대표적인 스테디셀러다.
4년 만에 돌아온 이번 시즌에도 오랜 기간 합을 맞춰온 주연 배우들이 자리를 지킨다. 특히 배우 최정원(58)은 2007년부터 지금까지 도나 역을 1000회 이상 맡아 맘마미아의 상징처럼 불린다. 투철한 자기 관리로도 유명해 업계에선 "얼마나 더 좋은 기량을 보여줄지 기대된다"는 말까지 나온다. 같은 도나 역의 신영숙(48), 타냐 역의 배우 홍지민(49)도 2016년 작품에 합류해 7년째 연기 중이다.
든든하게 쌓인 세월의 힘 덕분에 무대 안팎에서 더 빛이 난다. 관객의 웃음을 이끌어내는 대목에는 실제를 오가는 우정과 친밀함이 곁들어 있다. 최정원은 "다들 2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동료들"이라며 "세월이 흐르며 쌓인 것들이 더해져 돈독하게 지내고 있다. 평상시 밥도 자주 먹고 고민이 있으면 털어놓기도 한다"고 애정을 표했다. 홍지민은 "작품 연습을 넘어 서로의 삶까지도 걱정하는 존재"라며 "비타민도 챙겨주고 컨디션을 체크하는 등 마음을 쓰면서 우정으로 다져졌다"고 전했다.
제작사 신시컴퍼니 관계자는 "나이와 함께 깊어지는 맛이 있는 작품"이라며 "맘마미아는 그 부분이 상당히 중요하고 현 배우들 케미도 워낙 좋아 엄마 3인방 캐릭터는 잘 바뀌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최근 막을 내린 서울시뮤지컬단의 '다시, 봄'은 주인공인 중년 여성 배우 7명의 평균 나이가 54세인 점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들의 연기 경력을 모두 합치면 무려 425년.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활약한 배우 문희경은 이 작품에 합류하면서 "우리나라 중년 여배우들이 다 어디 계시는지 모르겠다. 설 무대가 없어서 사라진 아까운 별들이 참 많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배우 4명의 연기 열정과 인생을 다룬 연극 '분장실'은 오는 5월 14일까지 무대를 이어간다. 배우 송옥숙은 이번 작품으로 12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했다. 지난 2월 연극 '미저리'를 끝낸 배우 이일화(51)를 비롯해 배우 황석정(52)도 합류해 무대를 빛낸다. 뮤지컬 '친정엄마'에선 14년째 출연 중인 배우 김수미(74)와 무대, 스크린 연기를 넘나드는 배우 정경순(60)이 관객을 만나고 있다.
불혹과 지천명을 넘기고 무대에 오르는 배우에게 공감대를 느끼는 중년 관객의 호응도 높다. 최정원은 "첫 공연 당시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이 커튼콜 때 함께 일어나 춤을 추던 모습을 기억한다"며 "이런 점이 작품이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밝혔다.
세종문화회관에 따르면 뮤지컬 '다시, 봄'의 40~60대 중장년층 예매자 비율은 73%에 달했다. 중년 관객에게 인기가 많은 작품은 낮 시간대 마티네 공연 회차를 늘리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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