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향 욕받이·남창희 하차 모자랐나 김동욱도 '겹치기 편성' 피해 [Oh!쎈 이슈]
[OSEN=연휘선 기자] 임수향, 남창희에 이어 김동욱까지. 방송가의 겹치기 편성으로 인한 피해를 출연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김동욱이 출연하는 두 작품 tvN 새 월화드라마 '이로운 사기'와 KBS 2TV 새 월화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가 비슷한 시기에 전파를 탄다. 두 작품 모두 5월 중 첫 방송을 시작하게 된 것. 시간대에 차이가 있다고는 하나 1시간 이상 방송되는 드라마의 특성상 두 작품 모두 남자 주인공인 김동욱이 약 4주 가량 일정시간 겹치기 출연을 하는 건 피할 수 없다. 방송국의 배려 없는 편성 속에 김동욱만 '겹치기 출연'이라는 오명을 쓰는 꼴이 됐다.
'겹치기'는 연예인 출연자들이 동시간대 방송되는 다수의 프로그램에 동시에 출연하는 것을 말한다. 시청률 경쟁이 치열하던 과거부터 출연자들 간 상도의상 '겹치기 출연'은 피하는 것이 불문율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제작 환경이 변화하며 출연자들의 의도와 상관 없이 '겹치기 출연'을 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드라마가 사전제작으로 촬영하고, 이후에 편성이 결정되며 출연을 결정할 때와 다르게 '겹치기 편성'이 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앞서 배우 임수향도 이 같은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5월 임수향이 출연한 SBS 월화드라마 '우리는 오늘부터'와 MBC 금토드라마 '닥터 로이어'가 비슷한 시기에 방송된 것. 이로 인해 임수향은 금요일과 토요일, 월요일과 화요일 요일을 넘나들며 '닥터 로이어'에서는 장르물 검사, '우리는 오늘부터'에서는 로맨틱 코미디를 소화했다. '우리는 오늘부터'가 촬영을 먼저 시작해 마친 상태였으나 시청자들에게는 혼동이 있을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임수향은 의도치 않게 '겹치기 출연 배우'라는 질타에 직면해야 했다.
최근에는 예능에서도 '겹치기 편성'으로 인해 출연자가 피해를 보는 일이 있었다. 바로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하차한 남창희다. 남창희는 '놀면 뭐하니?'에서 진행된 땡처리 엔터테인먼트 프로젝트에 원탑 멤버로 출연 중이었다. 그러나 새롭게 방송을 시작한 JTBC 예능 프로그램 '한국인의 식판'이 비슷한 시간대에 편성되며 원탑 녹음을 앞두고 프로젝트에서 하차했다.
더욱이 원탑 프로젝트가 유재석이 절친한 예능 후배들과 함께 3년 전부터 준비해온 일이었던 터. 남창희는 3년을 함께 고생했으나, 방송가의 불문율로 인해 하루 아침에 원탑에서 탈퇴 아닌 하차를 하게 됐다. 남은 원탑 멤버들도 졸지에 멤버 한 명을 잃으며 빈자리를 채우려 더욱 힘써야 했다.
이런 가운데 김동욱까지 피해를 입게 된 상황. 1년 사이 각 콘텐츠 작품들의 주요 출연자 3명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게된 상황이 과연 온당한지 의문이 든다. 남창희처럼 불이익을 감수하고 하차까지 하며 겹치기를 피하려는 출연자들의 노력이 있는데도, 이를 회피하려는 방송국의 고민은 없는 것일까. 아무리 편성은 채널 고유의 권한이라고는 하지만, 배려와 고민 없는 밀어붙이기식이란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사전제작 위주의 현행 방송가 시스템에서는 '겹치기'를 유발하는 존재는 다작으로 생명을 이어나가야 하는 일부 드라마 조연 배우들이 아니고서는 편성을 담당하는 방송사들이다. 이쯤 되면 '겹치기 출연'이 아니라 '겹치기 편성'이 맞지 않을까. 그로 인한 이미지 소모, 시청의 혼동을 떠안는 건 결국 출연자와 시청자다.
심지어 먼저 편성을 결정한 방송사에게도 피해다. '우리는 오늘부터'를 편성한 SBS가 '닥터 로이어'를 먼저 편성한 MBC에게는 가해자였고,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편성한 KBS가 '이로운 사기'를 준비 중이던 tvN에게, '한국인의 식판'을 내세운 JTBC가 '놀면 뭐하니?'의 MBC에게 돌을 던진 꼴이 됐다. 결국 구성원 모두가 일정의 피해를 떠안아야 하는 상황. 해법은 없을까. 원인 제공자와 피해자는 따로 있는 현실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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