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문서 속 ‘모가디슈 남북 공관원 탈출’, 영화와는 반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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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모가디슈> 로 유명해진 '소말리아 남북 공관원 탈출' 사건의 전말이 당시 외교문서로 처음 공개됐다. 모가디슈>
6일 외교부가 공개한 비밀해제 외교문서 가운데 1991년 당시 한국 외무부가 작성한 '주소말리아 남·북한 대사관원 동시 철수' 문서를 보면, 강신성 주소말리아 대사 등 대한민국 국민 7명은 소말리아 내전 당시 반정부군이 수도 모가디슈로 진격해오자, 1991년 1월 주변 국가로 피난하겠다고 외무부에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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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모가디슈>로 유명해진 ‘소말리아 남북 공관원 탈출’ 사건의 전말이 당시 외교문서로 처음 공개됐다.
6일 외교부가 공개한 비밀해제 외교문서 가운데 1991년 당시 한국 외무부가 작성한 ‘주소말리아 남·북한 대사관원 동시 철수’ 문서를 보면, 강신성 주소말리아 대사 등 대한민국 국민 7명은 소말리아 내전 당시 반정부군이 수도 모가디슈로 진격해오자, 1991년 1월 주변 국가로 피난하겠다고 외무부에 보고했다. 대사관저에 피신해있던 이들은 1월9일 구조기를 타러 공항으로 나갔지만, 교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탓에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
당시 공항엔 무장강도한테 북한대사관이 침입당해 김용수 북한대사 등 북한 인사 14명이 피신해있던 중이었다. 강 대사는 공항에서 이들을 만나 사정을 듣고 공동 대피를 제안했다. 영화에선 북한 쪽이 공동 대피를 요청한 것으로 그려졌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였다. 강 대사가 작성한 전보엔 “북한 대사관 직원들과 함께 있는 동안 동인들의 딱한 처(지를) 우리가 악용한단 인상을 줄 언행과 감정을 상하게 하는 일은 극력 회피하고 오히려 그쪽을 우대한다는 자세를 견지했다. 정치적인 이야기는 최대한 삼갔다”고 적혀있다. “관저에서 이탈리아대사관으로 이동 과정과 대사관 후문 도착 후 문을 열어 줄 때까지 7분간 총탄사격 상황 하에서 기다리는 과정이 너무나 급박했기 때문에 북한 이창일 서기관은 내내 태극기를 직접 높이 흔들면서 우리가 외교관이라는 것을 표시하면서 위기를 방지코저 했다”는 기록도 있다.
당시 외무부가 작성한 외교문서에는 “북한 공관원들도 우리 공관원들과 함께 철수할 수 있도록 이태리 정부와 교섭한 바 이에 따라 1월12일 이태리 군용기편으로 양쪽 공관원들이 루마니아 대리대사와 함께 케냐의 몸바사 공항으로 철수하였습니다”라고 썼다. 이어 문서의 ‘조치사항’ 항목에 “금번 남북한 외교관 동시 철수시 협조 사실은 7·7선언의 구체적 실천 사례의 하나로 보고 상세 내용을 전재외공관에 통보, 활용케 조치하였습니다”라고 상부에 보고했다.
문서에 언급된 7·7선언은 1988년 7월 노태우 당시 대통령이 발표한 1988년 7월7일 노태우 전 대통령이 “북한정책을 전향적으로 전환하겠다”며 발표한 ‘민족자존과 통일번영을 위한 특별선언’을 말한다. 이 선언에는 남북 간 대결외교 종식, 비군사 물자에 대한 우방국의 북한 무역 용인 등의 내용이 담겼다. 당시 정부는 주소말리아 한국 대사관의 남·북 공동철수 조처를 7·7선언을 이행한 대표적 사례로 보고 전 공관에 통보하도록 조처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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