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선친묘소 훼손 논란, 알고보니 “문중서 氣 보충”

강진 사는 이모씨 “지방선거 전 종친과 함께 ‘생명기(生命氣)’ 새긴 돌 직접 묻어”

지난달 1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양친 묘소 훼손 사건과 관련해 경북경찰청 전담수사팀 관계자들이 경북 봉화군 명호면 관창리 묘소 주변에서 증거 수집을 위한 수색 및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모 묘소 훼손 사건’은 일부 문중 인사가 이 대표를 돕기 위한 취지로 진행된 ‘기(氣)’ 보충 의식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 강진군에서 고려청자요를 운영하는 이모(85)씨는 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대표와 같은 경주이씨 종친 등과 함께 경북 봉화군의 이 대표 부모 묘소를 찾아 기 보충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6월 1일 지방선거 사흘 전인 5월 29일 이 대표 부모 봉분에 ‘생명기(生明氣)’라고 쓴 돌 5∼6개를 묻었다”고 말했다. 돌은 어른 손바닥만 한 크기의 강진산 돌로, 이씨는 여기에 검정 페인트로 직접 ‘날 생(生)’, ‘밝을 명(明)’, ‘기운 기(氣)’ 한자를 새겼다.

앞서 이씨는 지난해 5월 장흥에 사는 문중 지인으로부터 ‘이 대표가 고전하고 있으니 우리가 도와주자’며 “이 대표의 부모 산소에서 기가 나오지 않으니 기를 보충해 주자는 요구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씨는 “현지 문중 인사들의 안내로 이 대표 선산에 도착해 생명기라고 쓴 돌을 봉분에 묻었다”며 “문중 인사들의 요청으로 좋은 취지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씨는 “생명기는 신명스러운 밝음, 밝은 기운이 모이는 곳이라는 의미를 가졌다”며 “10년 전 특허청에 생명기 상표등록도 마쳤다”며 “지인들의 요청으로 다른 곳에서도 기 보충 작업을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경북경찰청은 전담 수사반을 강진으로 보내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모의 묘소가 훼손된 사진을 공개하며 “일종의 흑주술로 후손의 절멸과 패가망신을 저주하는 흉매”라며 누군가 일부러 묘소를 파헤쳤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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