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 “소부장 중심의 첨단특화단지로 반도체 초격차 달성”

구미=명민준 기자 2023. 4. 6. 16: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첨단특화단지 유치전 뛰어든 구미
‘전자산업 메카’에서 ‘반도체 소부장 1번지’ 탈바꿈
최근 3년 동안 반도체 투자 5조 유치
반도체 기업 344곳, 전문인력 2만 양성 계획
‘전자산업의 메카’로 불렸던 경북 구미시가 반도체를 매개로 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구미시는 2월 말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국가첨단전략산업 반도체 특화단지(첨단특화단지) 선정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후 시의 역량을 총동원해 유치전을 펼치는 모습이다.

구미는 반도체 소재와 부품, 장비 생산 중심의 특화단지를 내세우고 있다. 이를 통해 반도체 완제품 생산에 주력하는 수도권과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조영열 구미시 신산업정책과장은 6일 “구미는 산업에 필요한 인프라를 완비하고 있다. 첨단특화단지로 지정될 경우 정부의 국정 성과를 단기간에 낼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 ‘전자산업 메카’에서 ‘반도체 소부장 1번지’로

경북 구미시는 ‘전자산업의 메카’란 별명으로 유명하다. 1969년 이후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크고 작은 전자 기업이 입주하며 한국 전자산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삼성전자 등 대기업이 속속 수도권 또 외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면서 다소 명성이 바래졌다.

구미시는 옛 영광을 되찾을 ‘비장의 무기’로 반도체를 주목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 기업의 잇따른 투자도 성사됐다.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 제조기업 SK실트론은 2026년까지 2조3000억 원을 구미사업장에 투자해 생산라인을 증설하기로 했다. LG이노텍은 1조4000억 원을 투자해 올해까지 반도체용 기판인 FC-BGA 생산라인을 신설하고 카메라 모듈 생산을 늘리기로 했다. 최근 3년 동안 반도체 기업이 구미에 투자한 금액은 총 5조 원에 달한다.

4일 경북 구미시 금오공대에서 열린 반도체 특성화대학 업무협약식에서 관계자들이 협약서를 들어보이며 박수치고 있다. 구미시 제공


● 풍부한 물적·인적 자원…최고의 인프라

첨단특화단지에 필수적인 전문인력 양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구미시는 반도체 기업의 만성적 인력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학·연과 함께 역량을 결집시키고 있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산·학·연 협력을 통해 2031년까지 전문인력 2만 명을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포스텍과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경북대, 금오공대, 대구가톨릭대, 구미전자공고 등이 인력양성에 동참하기로 했다.

또 구미시는 4일 경북 구미 금오공대에서 장용호 SK실트론 사장, 손길동 LG이노텍 전무, 이영철 삼성SDI 상무 등 반도체 대기업 임원들과 반도체 중소기업 대표, 금오공대, 영남대 관계자 등이 모인 가운데 반도체 특성화대학 업무협약식을 열었다. 이번 협약에 따라 금오공대와 영남대는 미래 모빌리티 반도체특성화대학 사업단을 꾸리고 교육부가 주관하는 반도체 특성화대학 지원사업 공모에 신청할 예정이다.

물적 인프라도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미는 기존 국가산업단지와 함께 곧 착공하는 5단지 산업용지(280만㎡ , 약 85만 평) 등을 확보한 상태다. 반도체 산업에서 필수적인 풍부한 공업용수도 갖췄다. 현재 공업 용수 공급 가능치의 23% 밖에 쓰고 있지 않아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도 가능하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예정지로부터 직선거리로 10㎞ 이내에 인접해 있어 항공을 통한 물류 경쟁력도 확보할 전망이다.

반도체 기업이 밀집해 있다는 점도 구미의 강점이다. 현재 구미국가산업단지에는 12인치 웨이퍼 부문 세계 3위 업체인 SK실트론을 비롯해 통신반도체 기판 분야 세계 1위의 LG이노텍, 쿼츠웨어 세계 1위 업체 원익큐엔씨 등 반도체 기업 344곳이 자리 잡고 있다. 구미시 관계자는 “수도권을 제외하고 이처럼 반도체 기업이 밀집한 곳은 구미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 정·재계 인사들의 구미 사랑

정계와 재계 고위 인사들도 구미시의 반도체 산업 육성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달 7일 구미산단 내 삼성전자 구미 스마트시티와 구미전자공고를 찾았다. 이 회장은 구미전자공고에서 학생들과 ‘기술 인재로서의 꿈’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며 “젊은 기술 인재가 제조업 경쟁력의 원동력이다. 현장 혁신을 책임질 기술 인재들을 항상 응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월 1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제 1차 인재양성전략회의를 위해 구미를 찾았다. 이날 윤 대통령 방문에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주요 장관들이 동행했다. 구미시는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에게 첨단특화단지 지정에 힘을 실어달라고 적극 요청했다.

국민의힘 소속 지역구 국회의원인 구자근, 김영식 의원은 올 1월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구미 첨단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 유치 국회토론회를 주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등 국회의원 11명과 반도체 전문가 및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대한민국 산업 발전을 이끈 구미시는 노하우와 미래 성장 가능성 등 모든 면에서 이미 준비돼 있다. 반도체 산업 초격차 달성을 위한 신속한 성과 도출이 가능한 곳”이라며 첨단특화단지 입지로서의 장점을 거듭 강조했다.

구미=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