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팩토 상한가에 동반급등, 바이오 모처럼 활짝…"기대감 꿈틀"

김도윤 기자 2023. 4. 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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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바이오종목에 대한 투자자들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일부 신약 개발 바이오에 대한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동반 강세장을 연출했다. 올해 들어 코스닥 시장이 힘을 내는 가운데 연구 역량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바이오 투자심리 악화로 저평가에 시달리고 있는 신약 개발 바이오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꿈틀대는 게 아니냔 분석이다. 이달 미국에서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3)란 주요 이벤트도 바이오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주식시장에서 메드팩토, 지아이이노베이션, 알테오젠, 보로노이, 에이비엘바이오 등 주요 신약 개발 바이오의 주가가 나란히 상승했다. 이달 주가 상승률은 메드팩토 37.17%, 지아이이노베이션 30.86%, 알테오젠 26.61%, 보로노이 20.69%, 에이비엘바이오 18.54%다. 메드팩토는 지난 5일 상한가로 장을 마치기도 했다.

최근 일부 신약 개발 바이오의 동반 강세는 다소 이례적이다. 특별히 눈에 띄는 호재가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영향으로 파악하고 있다.

우선 AI(인공지능), 2차전지 위주로 올해 코스닥 강세장이 나타나면서 미래 성장산업으로 꼽히는 바이오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살아나는 게 아니냔 평가가 나온다. 일종의 코스닥 시장 순환매 영향으로 볼 수 있단 의견이다. 더구나 지난 2년 가까이 바이오의 주가가 폭락했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는 측면도 있다.

이달 미국 올랜도에서 열리는 AACR 2023에 대한 기대감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AACR은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시장인 미국의 대표적인 암 학회다. 6월 열리는 ASCO(미국 임상 종양 학회)와 함께 암 연구에 대한 주요 발표와 파트너십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행사다.

올해 AACR엔 한미약품과 에이비엘바이오, 레고켐바이오, 에이비온, 티움바이오, 카이노스메드, 메드팩토, 바이젠셀, 루닛 등 국내 주요 신약 개발 바이오가 대거 참가해 암 치료 연구 성과를 발표한다. 실제 그동안 주식시장 사례를 보면 AACR이 열리는 4월부터 ASCO가 열리는 6월까지 비교적 바이오 주가 흐름이 견조하게 나타났다.

모처럼의 바이오 동반 강세에 업계에서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국내 다수 상장 바이오는 지독한 시장가치 하락으로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바이오 저평가 기조가 이어지는 기간엔 대규모 기술이전 같은 주요 발표에도 주가가 반응하지 않아 업계 현장의 스트레스가 심했다. 이달 주요 신약 개발 바이오의 잇따른 주가 상승이 반가운 이유다.

일각에선 미국의 금리 인상이 마무리 단계에 진입한 게 아니냔 전망이 나오는 등 주식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 영향으로 바이오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될 수 있단 분석도 제기된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글로벌 기준금리가 고점에 도달했으며 시중 유동성 개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조성되면서 성장주인 바이오 움직임에도 변화가 나타났다"며 "바이오의 주가 모멘텀(동력)이 살아나고 있으며 올해 1분기 이런 분위가 감지됐고 2분기에 진입하며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아쉽게도 한국 바이오의 신약 개발 실적은 투자자의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최근 1년 이상 시중 유동성이 나빠져 바이오 주가가 과하게 하락한 부분이 있는데 앞으로 이 부분을 채우는 정도로 제한된 수준의 주가 회복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상장 바이오의 CFO(최고재무책임자)는 "그동안 금리인상 등 영향으로 국내외 바이오 벤처의 시장가치 하락이 극심했고 R&D(연구개발) 역량을 갖춘 신약 개발 바이오까지 덩달아 주가가 폭락한 측면이 있다"며 "최근 해외에서 암을 비롯한 다양한 질환에서 치료제 연구가 진척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일부 기업이 의미 있는 글로벌 기술이전에 성공하는 등 호재를 축적하고 있는 만큼 주식시장 분위기가 회복된다면 알짜배기 바이오 위주로 저평가 매력이 돋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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