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재판 변호사 불출석 패소에 서울교육청 "소송비 회수 포기 검토"

권경애 법무법인 해미르 변호사/사진=뉴스1

학교폭력(학폭) 피해자 측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변호사가 참석하지 않아 패소하게 되면서 소송비용을 물게되자, 서울시교육청이 관련 비용을 회수하지 않을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키로 했다.

이와 관련해 강민석 시교육청 대변인은 6일 "권경애(법무법인 해미르) 변호사가 학폭 민사재판에 3번 불출석해 시교육청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소한 사건과 관련 소송심의회를 소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소송심의회는 시교육청 부교육감을 위원장으로 기획조정실장, 각 국장 등 9명 이내 위원으로 구성된다.

앞서 2015년 A양은 집단 따돌림을 못 이겨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유족은 이듬해 가해 학생 부모 등 38명을 대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 사건을 권 변호사가 맡았는데, 지난해 2월 1심에서 가해 학생 중 1명의 부모를 상대로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유족은 배상 책임이 인정되지 않는 이들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권 변호사가 세 차례 항소심 변론기일에 모두 불출석해 패소했다. 민사소송법에 따르면 재판 양쪽 당사자가 3회 이상 출석하지 않거나 출석하더라도 변론하지 않으면 소를 취하한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A양의 유족 측이 시교육청 등 피고를 상대로 소송비용도 물어줘야 할 처지에 놓였다.

시교육청의 소송 사무처리 규칙 14조의2(소송비용의 회수절차 등), 제5항 등에 따르면 '공익소송 등 상대방에게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인정돼 제19조에 의한 소송심의회의 의결을 받은 경우' 소송비용을 회수하지 않을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강 대변인은 "19조(소송심의회 설치 및 기능) 제2항4호에 의하면 소송심의회는 '제14조의 2 제5항제5호에 따른 소송비용 회수의 포기'를 심의할 수 있게 돼 있다"며 "시교육청은 이르면 이번주 말 또는 다음주 초 소송심의회를 열어 이번 사건이 두 개의 조항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적극적이고 전향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