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희 진보당 의원···‘정치 신인’ 노동운동가[화제의 당선인]

4·5 재보궐선거 전주을 국회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6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도로에서 시민들에게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진보당 제공

전북 전주을에서 진보당 후보로 국회에 처음 입성한 강성희 의원(50)은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무명의 정치 신인에 불과했던 강 의원은 불과 2개월여 만의 선거운동으로 막강한 현역 정치인들을 꺾으면서 여유 있게 당선됐다. 전주을은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회의원 재선거가 치러졌다.

전북은 민주당 텃밭으로,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통합진보당 후보로 출마·당선했던 강동원 전 의원(남원·순창) 이후 11년 만에 진보 정당이 깃발을 꽂는 것이다.

강 의원은 학생운동과 노동운동 활동가로 30년을 활동했다.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나 휘문고와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좁업했다. 전주에 터전을 잡은 지는 20년이 됐다. 현재 노모를 모시고 아내와 중학생 아들과 살고 있다.

강 의원은 “어린 시절은 교회와 학교만 다니는 평범한 학생이었다”라며 “1991년 대학 입학해 처음 만났던 ‘5.18 광주’ ‘민주화’ 이런 말들이 인생을 바뀌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학을 졸업하고 활동을 하면서 소외당하고 어려운 노동자들을 만나고 노동운동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전북 전주공장에서 18년 동안 근무한 노동조합 간부 출신의 노동운동가 강성희 의원. 진보당 제공

첫 직장은 현대자동자 전주공장이었다. 비정규직으로 취업했는데, 당시 이곳에선 비정규직을 이름 대신 ‘어이’ ‘업체’라고 불렀다고 한다.

강 의원은 이런 불합리한 처우를 바꾸기 위해 노동조합을 만들었고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앞장섰다. 그 과정에 파업으로 수배와 구속을 당하고 각종 벌금에 20억원 손배가압류 소송에 휘말리기도 했다.

그의 10년 투쟁과 노력으로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비정규직 800명은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순차적으로 정규직 전환됐다. 강 의원은 “인생에 가장 보람 있고 기뻤던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정규직이 된 후 강 의원은 현대자동차를 퇴사한 후 택배노동자가 됐다. 그는 택배노동자 과로사를 막기 위해 활동하면서 법을 바꾸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이후 파업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가압류를 제한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처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법을 바꾸자’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가 이번 재보선에 출마하게 된 이유다.

강 의원은 “전주을은 이스타항공 직원들을 대량 해고했던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의원 지역구라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가운데)와 당원들이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앞에서 ‘대출금리인하운동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진보당 제공

강 의원은 이번 출마 계기로 대출금리 인하 운동을 꼽는다. 지난해 대출금리 인하 운동을 하면서 지역 상가 시민들의 목소리 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상인들은 ‘너무 힘들다’ ‘더는 버티기 힘들다’ 호소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민생을 내팽개치고 권력 노름에 빠져 있고 정치권도 나 몰라라 하는 현실에 새로운 변화와 전환을 위해 나서야 한다는 각오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전주 시민들께서 ‘그래 한번 나서서 바꿔봐라’라고 기회를 주신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범민주의 단결로 윤석열 정권의 검찰 독재를 반드시 끝장내겠다”고 말했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