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예방부터 완치 후 재활까지…고객 일상 초점 맞춰 설계

신찬옥 기자(okchan@mk.co.kr) 2023. 4. 6. 16:0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화생명 '한화생명 시그니처 암보험'
작년 4월 출시 후 28만건 판매
'90일 면책기간' 둔 기존 보험
3개월간 돈 내고 보장 못받아
불합리한 관행 과감하게 깨
석달간 기본 보험료만 내고
4개월차에 전액 내도록 설계
매경 금융상품대상 수상작인 시그니처 암보험을 개발한 한화생명 일반보장팀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김재헌 대리, 정유선 과장, 구창희 팀장, 송시연 파트장, 박상언 사원. 한화생명

"전 국민 암 보장은 한화생명이 책임지겠다는 생각으로 개발했는데, 이번 수상으로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쁩니다. 암은 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이고, 한국인이 가장 걱정하는 질병입니다. 앞으로도 고객에게 꼭 필요한

암보험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2023년 매경 금융상품대상 최고 영예는 '한화생명 시그니처암보험(무배당)'에 돌아갔다. 한화생명은 암보험 시장 강자다. 2012년 명품암보험, 2018년 The착한암보험, 2019년 스페셜암보험으로 히트를 쳤는데 이번 시그니처암보험으로 또 한 번 극찬을 받았다.

암보험은 현재 판매 중인 상품만 수십 종에 달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다. 다른 회사들이 '진단비 높이기' 경쟁을 벌이는 동안, 한화생명은 암이라는 질병 자체와 가입자(환자)의 생활을 연구했다. 기존 관행을 깨고 고객 위치에서 생각했고 길게는 몇 년이 걸리는 투병과 재활과정까지 염두에 두고 상품을 개발했다.

심사위원들은 이 상품의 혁신성과 참신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 전원 만장일치, 작은 이견조차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좋은 상품은 고객이 먼저 알아보는 법, 지난해 4월 출시된 이 상품은 1년도 안 돼 28만건이라는 판매 실적을 올렸다. 상품을 직접 판매하는 설계사들은 물론이고 현재 유지 중인 고객 모니터링 반응도 고무적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시그니처암보험은 건강할 때 사전 예방부터 완치 후 일상 복귀까지 전 과정에서 힘이 되도록 설계됐다. 예방을 위한 조기검진 비용, 암 전조질환 치료자금, 정확한 진단과 최적의 치료를 위한 수술비 치료비, 재활 비용까지 보장해준다.

가장 혁신적인 발상은 누구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90일 면책기간'을 재정의했다는 점이다. 통상 보험 가입 후 90일까지는 암으로 진단받아도 보험금을 받을 수 없다. 암에 걸린 채로 보험에 가입해 바로 보장받는 것을 방지하려는 조항이다. 사실상 90일간 암 관련 보장을 받지 못하는데도 고객들은 계속 석 달 치 보험료를 내고 있었다.

한화생명은 과감히 이런 관행을 깼다. 시그니처암보험은 가입 후 석 달간은 기본 보험료만 내고, 4개월 차부터 약정보험료 전액을 내는 구조다. 예를 들어 40세 남성이 이 상품에 가입하면 1~3회 차 보험료는 7960원(주계약 1000만원, 소액질병 1000만원 기준)만 내면 되고, 암보장이 시작되는(일반암 5000만원) 4개월 차부터 보험료 전액인 3만2460원을 납입하게 된다. 생명보험협회는 이 같은 혁신성을 높이 평가해 배타적사용권 6개월을 보장하기도 했다.

얼핏 간단해 보이지만 이런 상품구조를 만드는 것은 대대적인 개편이 필요했다. 송시연 한화생명 일반보장팀 파트장은 "보험료가 중간에 변동되는 상품이 처음이다 보니 회사 정보기술(IT) 시스템을 보완해야 했고, FP(설계사)가 받는 수수료 산정방식도 달라져야 했다"면서 "아예 시그니처암보험만의 전용수수료 체계를 만들어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소위 독점권인 배타적사용권 보장 기한이 끝나면 비슷한 상품이 우르르 출시되기 마련인데, 아직 유사한 상품이 나오지 않은 것은 이 같은 높은 장벽 때문이다.

송 파트장은 개발 과정을 설명하면서 "6개월간 암보험 하나만 팠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애자일 방식으로 전담팀을 꾸리고, 특정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송 파트장은 "이런 상품은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일본에 비슷한 상품이 하나 있어서 어떤 구조인지, 어떤 식으로 판매되는지 연구하고 우리 실정에 맞게 개편했다"면서 "세상에 없던 암보험을 만들기 위해 팀원들이 정말 고생했다"고 공을 돌렸다. 이 상품은 출시 1년 만에 두 번의 업그레이드를 마치고 최근 3.0 버전을 선보였다.

심사위원들은 이 상품이 '어떻게 암을 잘 치료하고 관리해서 생존율을 높일까'를 고민한 결과물이라고 봤다. 기존 암보험을 유지하고 있는 기성세대는 물론이고 MZ세대 고객까지 잡을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

하루가 다르게 최신 치료기법이 나오면서 암 완치율도 올라가는 추세다. 이미 진단비 위주의 암보험을 유지하고 있다면, 이 상품으로 암 진단 전후를 보장받을 수 있다. 송 파트장은 "아직 암보험에 가입할 필요를 못 느끼는 젊은 층에 어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문해봤다"면서 "딱 하나만 가입한다면 암에 걸리기 전 단계부터 완치 후까지 전 과정을 케어할 수 있는 우리 상품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찬옥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