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스가 만들어 낸 꿈의 제국 'AP Alchemy'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2023. 4. 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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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사진=스윙스 인스타그램

래퍼 스윙스는 여러모로 한국 힙합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펀치라인 킹'이라는 수식어로 데뷔해 많은 래퍼들에게 충격을 안겼으며 '쇼미더머니'를 통해 힙합의 대중화에도 기여했다. '컨트롤 대전'이라 불리는 한국 힙합 최대 규모의 디스전을 유발시킨 인물도 스윙스다. 저스트 뮤직, 인디고 뮤직 등 다수의 레이블을 설립하며 힙합 신의 발전에 기여하기도 했다. 물론 여러가지 실수와 논란도 뒤따랐다. 

2010년대 한국 힙합의 역사를 함께 했던 스윙스는 2023년 또 한 번의 변곡점을 맞이 했다. 자신이 설립한 저스트 뮤직, 인디고 뮤직, 위더플럭 레코즈, 마인 필드, 슈가 비츠를 하나의 회사로 합병하고 AP Alchemy(AP 알케미)라고 이름붙인 것이다. AP Alchemy는 엘리트 고등학생이 대학 수업을 미리 듣고 점수를 딸 수 있게 하는 제도인 Advanced Placement와 연금술을 뜻하는 Alchemy의 합성어로 '금(좋은 것)을 만들기 위해 모인 특수(엘리트) 집단'이라는 뜻을 담았다. 

스윙스가 그 동안 만들어온 레이블들은 각각의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가장 먼저 설립한 저스트 뮤직은 컴필레이션 앨범 '파급효과'를 통해 팬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설립된 인디고 뮤직은 '2019 한국 힙합 어워즈' 올해의 레이블에 선정되는 기염을 통했다. 위더플럭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노리는 레이블로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속해 있다. 마인필드는 앞선 레이블과 달리 언더그라운드 래퍼, 아티스트에게 투자 하는 개념의 회사이며 슈가비츠는 프로듀서들로 구성된 레이블이다.

다만, 각자의 약점 역시 명확했다. 전성기에서 내려온 저스트 뮤직과 인디고 뮤직, 위더 플럭 등은 어느 순간 정체에 빠졌으며 마인필드, 슈가비츠는 가능성이 있는 아티스트는 많지만 아직 보여준 게 부족했다. 결국 스윙스는 지주 회사 형태의 AP Alchemy를 설립하고 이들을 하나로 묶었다. 스윙스는 "소수의 사람들에게 큰 사업이나 돈, 회사의 사정을 맡기는 게 어리석다는 걸 깨닫게 됐다"며 "'소수 정예' 방식을 버리고 하나의 큰 회사를 차리며 모두를 보호하게 됐다. 큰 회사를 차리니까 되려 더 사랑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 2014년 '파급효과'를 발매했을 때 진행한 인터뷰에서 "큰 음악 제국을 만들고 싶다. 재능 있는 사람들을 모아가지고 멋있는 문화적인 움직임을 만든 게 제 꿈 중 하나다"라고 말한 것이 회자되기도 했다. AP Alchemy는 이 꿈에 한 발짝 다가간 모습의 공동체다.

/사진=AP Alchemy

AP Alchemy 설립 이후 공개된 동명의 컴필레이션 앨범은 많은 팬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다양한 레이블에서 45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했다. 먼저 공개된 Side A에서는 10개의 트랙에 8명의 프로듀서와 25명의 래퍼가 참여했다. 추후 공개된 Side P에는 다른 프로듀서들과 래퍼들의 작업물도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특히 그냥노창이 프로듀싱한 타이틀 곡 'No One Likes Us'가 인상적이다. '아무도 우리를 좋아 하지 않는다'는 뜻의 'No One Likes Us'는 폭력적인 훌리건으로 유명한 밀월FC의 응원가를 샘플링했다. 중요한 건 그 뒤의 문구다. 원래 응원가에는 '우리는 그런 건 신경 안 써'라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많은 사건 사고로 때로는 눈총을 받지만 전혀 개의치 않아하는 스윙스 사단의 행보를 함축적으로 나타냈다고 볼 수 있다.

일리네어에 이어 하이라이트, VMC 등 2010년 대 한국 힙합의 전성기를 일궈냈던 레이블들이 하나 둘 해체하거나 크루 형태로 돌아가며 많은 팬들이 아쉬움을 나타냈다. 일부 팬들은 스윙스 산하 레이블들 역시 이와 비슷한 결말을 맺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스윙스는 떨어져 있던 레이블을 하나로 묶어 '어벤져스'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며 슬기롭게 이를 극복했다. 추후 공개될 'AP Alchemy - Side P'를 비롯해 AP Alchemy가 연성할 수 많은 작업물들이 어떤 모습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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