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전쟁활동’ 이남규 작가 “전쟁·크리처물 아닌 성장물" [인터뷰]

유준하 2023. 4. 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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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방과 후 전쟁활동’ 스틸 컷
[이데일리 스타in 유준하 기자] “우선 이 드라마는 전쟁물, 크리처물이 아니고 성장물이에요. 수능에 저당 잡힌 한국 고3들의 성장기를 우리 드라마를 통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6일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방과 후 전쟁활동’의 이남규 작가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서 이 같이 말했다. 이날 인터뷰는 윤수 작가도 함께 화상 인터뷰로 참여했다. ‘방과 후 전쟁활동’은 하늘을 뒤덮은 괴생명체의 공격에 맞서 싸우기 위해 입시 전쟁이 아닌 ‘진짜 전쟁’을 시작한 고3 학생들의 이야기로 윤수 작가가 대본을, 이남규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방과 후 전쟁활동’은 공개 이후부터 펜 대신 총을 든 학생들의 이야기로 화제가 됐다. 파트1(1~6화)이 지난달 31일 공개된 가운데 지금까지 티빙에서 공개된 모든 오리지널 드라마 중 첫 주 기준 유료가입기여자수 역대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남규 작가는 “일단 기분이 좋다”면서 “기여도가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1위라는 타이틀 그리고 티빙에 잘 됐다고 하니 좋다”고 전했다.

대본과 촬영이 병행된데다 촬영이 끝나면 새벽 2시에도 회의를 거쳤다는 전언. 윤수 작가는 “촬영은 289일 동안 오래 했고 후반 작업도 길었던 만큼 다들 너무 고생을 해서 그런지 1위라는 사실에 기뻤다”면서 “대본이 나오면서 촬영을 했기에 촬영이 끝나고 새벽 2시에도 회의를 했다. 감독, 연출 PD들 다 고생했는데 드라마를 보면서도 고생한 만큼 잘 나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 두 작가 모두 고3 조카가 있다고. 가까이서 한국의 고등학생들을 보다 보니 그들의 압박감을 더욱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작가는 “제 조카가 고3인데 사실 저희 세대들은 그저 막연하게 쟤네들은 우리 학교갈 때보다는 인원 수도 적으니까 대학 압박감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조카를 보니 아니더라”면서 “그 조카를 보면서 늘 생각한 게 ‘전쟁같이 사는구나’, ‘전쟁 속에 있구나’라고 느꼈다”고 회상했다.

윤수 작가 역시 “조카가 고3인데 명절 때면 ‘우리애 고3이라 못 가, 못 나가’라는 말이 자주 들렸다”면서 “고3 아이들은 사실 아이라고 할 수 없고 어른이라고도 볼 수 없는 미묘한 경계선에 있는데 작가로서 그 점이 또 매력이라고 느꼈다”고 강조했다.

사진=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방과 후 전쟁활동’ 스틸 컷
‘방과 후 전쟁활동’은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이남규 작가는 원작 웹툰을 본 독자로서 꼭 하고 싶었다고. 그는 “어떤 분이 하일권 작가 작품을 읽어보라 해서 봤더니 정말 와 닿았다”면서 “사람을 가장 피폐하게 하는 건 불안감인데 고3의 불안감도 대단하지 않나. 이 드라마 같은 경우는 전쟁과 미지의 생명에 따른 불안들에다 사회 축소판을 담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꼭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수 작가는 캐릭터 구축을 하던 당시 실제 배우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감동했다는 사연을 털어놨다. 그는 “사실 처음에는 학급 인원들이다보니 캐릭터가 많다고 생각했다”면서 “배우들이 많은 만큼 한번 캐릭터 프로파일을 돌렸다. MBTI부터 습관이나 좌우명이 뭔지 등을 묻고자. 그런데 기대를 안 하고 돌렸는데 배우들이 정말 다 꽉 채워줬다. 그래서 더 대본을 잘 쓸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사진=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방과 후 전쟁활동’ 스틸 컷
원작과의 갭에 대한 시청자 반응에 대해서도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이 작가는 “슬램덩크를 예로 들면 첫 장의 그림체랑 마지막 그림체가 다른 것처럼 작가 역시 하면서 성장하는 것이고 배우들도 함께 성장하는 것”이라면서 “작가 입장에서도 약간 서사를 길게 표현한다거나 이런 부분이 있는데 그전에 꺼버리시는 분들도 계셔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는 그러지 않으려고 했는데 학원물이고 치열이의 시선을 따라가면서도 여러사람의 캐릭을 잡으려다 보니 그런 점이 발생한 아쉬움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그럼에도 이 작가는 엔딩이야말로 이 드라마가 나올 수 있었던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나오게 될 7~10부까지 많은 일들이 있을 예정이고, 엔딩의 경우는 이 드라마가 나올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라고 본다”면서 “엔딩까지 아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수 작가도 “드라마 중간중간 시퀀스와 이야기 등은 바뀌었지만 엔딩만큼은 바뀌지 않았다”면서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유준하 (xylit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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