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버린 中 전기트럭…"이게 통하면 승용차도 '저가형' 뗀다"

금준혁 기자 2023. 4. 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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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전기트럭 T4K 국내 출시…포터·봉고보다 비싼 4669만원 책정
246㎞ 주행·V2L 등 상품성 홍보 집중…T4K 성적 보며 승용차 전략도 세울 듯
BYD T4K의 전면부 모습 2023.4.06/뉴스1 ⓒ News1 금준혁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중국 최대의 전기차·배터리 업체 비야디(BYD)가 현대차·기아가 지배하는 국내 1톤 전기트럭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가성비 전략'으로 틈새를 파고들 것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티포케이'(T4K)의 출시가를 국내 경쟁모델보다 비싸게 책정했다. 가격보다 상품성으로 정면승부를 벌이겠다는 전략인데, 전기트럭 출시 성적을 토대로 메인 상품인 전기 승용차 출시를 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GS글로벌에 따르면 BYD가 이날 공개한 1톤 전기트럭 T4K의 국내 출고가는 4669만원이다. 경쟁모델인 현대차의 포터2 일렉트릭(4375만~4554만원)이나 기아 봉고3 EV(4365만~4550만원)보다 오히려 조금 비싼 가격이다.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업무용 상용차 시장에서 후발주자가 높은 가격을 책정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과거 국내시장을 두드렸던 중국 브랜드 완성차가 가성비 시장을 공략한 것과 대비된다. 지난해 동풍소콘은 정부가 1.5톤 미만 전기트럭의 영업용 번호판 무상 발급을 중단하자 저렴한 가격과 빠른 출고일을 앞세워 1203대를 판매하며 중국 업체 중 국내에서 가장 좋은 실적을 거뒀다.

T4K도 보조금이 더해지면 2000만원 내외로 가격이 떨어진다. 환경부 전기차 보조금 최대치인 1200만원을 받을 수 있고, 지자체 보조금 중 최대치를 받는 지역에서 소상공인 추가지원까지 적용받게 되면 약 1950만원에 구입이 가능하다는 게 GS글로벌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BYD는 가격 대신 상품성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실내에는 SK텔레콤, 카카오모빌리티와 협력을 통해 일반 승용차 수준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선보였다. 국내 상용차 최초로 전기차 전력 에너지를 외부로 내보내는 V2L(Vehicle to Load)이 탑재돼 외부에서도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

성능을 부각하는 데도 집중했다. 국내 1톤 전기트럭 중 최대용량인 82킬로와트시(㎾h)를 장착해 환경부 기준 상온에서 최대 246㎞ 주행이 가능하다. 포터2 일렉트릭과 봉고3 EV의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211㎞보다 30㎞ 이상 길다. T4K에 장착된 블레이드 배터리는 에베레스트 관통 시험을 통과한 BYD의 차세대 배터리다.

이날 출시행사를 찾은 류쉐량 BYD 아태자동차판매사업부 총경리는 "기술이 왕이고 혁신은 기본"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류쉐량 BYD 아태자동차판매사업부 총경리 2023.4.06/뉴스1 ⓒ News1 금준혁 기자

가격 대신 상품성으로 승부하겠다는 BYD의 전략은 향후 승용차 전략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아직 BYD는 국내에 전기 승용차를 출시하지 않았지만 이번 T4K를 BYD 전기 승용차의 국내 진출을 위한 전초전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승용차로 승부를 보기 위해서는 언젠가는 '저가 브랜드' 이미지를 벗어나야 한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상품성과 가격을 높인 전기트럭의 국내 판매 실적을 바탕으로 향후 국내 승용차 출시 전략을 가다듬을 것이란 전망이다.

GS글로벌와 손을 잡은 것 역시 기존 중국 브랜드의 한계였던 고객 서비스에서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권역별로 세일즈, 고객 서비스와 정비를 함께 맡는 사업장을 마련하고 카카오모빌리티와도 판매 협약을 맺었다. 이번에 구축된 딜러 및 정비망은 향후 전기 승용차 진출에도 활용될 수 있다.

다만 단순히 가격을 올린다고 저가 브랜드 이미지를 지울 수 있는 것은 아닌 만큼 이번 BYD의 도전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자국 시장에서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BYD는 중국 외 승용 전기차 시장에서 검증된 바가 없다"며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한 다방면의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T4K는 GS글로벌, 카카오모빌리티와 공동개발해서 들어온 한국형 모델이기 때문에 시장을 흔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수십년 동안 독점이었던 1톤 트럭 시장에 경쟁자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시장에서 인정받은 차량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할 정도로 공식화돼 있기 때문에 BYD는 국내시장을 관문으로 보는 것"이라며 "(안착에 성공하면) 선진국형 차량으로 진입했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rma1921k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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