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대교·삼풍 붕괴 30년…"에이, 설마" 안전불감증 달라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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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성수대교 붕괴,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와 같이 대형 참사가 발생한 이후 안전을 위한 제도와 시스템은 마련했으나 이후에도 사고는 끊임 없이 발생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교 사례처럼 안전점검을 했는데도 사고가 난 건 안전 불감증이 여전하다는 방증이다.
안형준 전 건국대 건축대학장은 "형식적인 안전점검이 큰 문제"라며 "안전점검에서 양호 판정을 받은 곳들이 붕괴사고가 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 건 모두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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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성수대교 붕괴,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와 같이 대형 참사가 발생한 이후 안전을 위한 제도와 시스템은 마련했으나 이후에도 사고는 끊임 없이 발생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교 사례처럼 안전점검을 했는데도 사고가 난 건 안전 불감증이 여전하다는 방증이다.
전문가들은 정자교 붕괴 사고의 원인을 '부실 점검'에 둔다. 안전점검 결과 양호한 편이라고 결론이 났는데도 붕괴된 건 점검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과거 대형 참사가 발생한 성수대교와 상품백화점 사고는 부실 시공이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데, 과거와 현재 모두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인식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안형준 전 건국대 건축대학장은 "형식적인 안전점검이 큰 문제"라며 "안전점검에서 양호 판정을 받은 곳들이 붕괴사고가 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 건 모두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 신도림역 인근 도림보도육교는 안전점검에서 A등급을 받아 기능에 지장이 없다는 판정을 받은 지 불과 2~3개월 만에 내려 앉았다. 강남구 대종빌딩은 구청 안전점검에서 최상 등급을 받았으나 9개월 만에 최하 등급인 E등급을 받고 건물을 폐쇄했다. 교량이나 건물
철도 사고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7월 경부고속선 고속열차(SRT)의 탈선 사고의 원인은 선로 변형으로 지목됐는데, 취약한 구간임에도 선로 유지관리가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중랑역, 정발산역 등 보수 작업을 하던 작업원 사망사고도 결국은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준수하지 않아 발생한 일이었다.
안전에 대한 인식이 여전한 사이 사고 위험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국토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기반시설 관리 현황과 민간투자 필요성' 보고서에 따르면 지어진 지 30년 이상 된 노후 기반시설은 20년 내에 2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노후시설 비중은 중대형 기반시설(도로·철도 등) 36.8%, 지하시설(상수도·가스 등) 14.9%로 20년 후에는 각각 2배 이상인 78.9%, 63.1% 이상으로 늘어난다.
따라서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대책 마련과 감시 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유현지 국토연구원 건설경제산업연구본부 연구원은 "향후 급속한 노후화에 따라 유지관리 비용에 대한 재정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유지관리, 안전관리를 통해 국민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안전점검의 경우 자격업체가 일감을 따서 프리랜서 기술자들에게 다시 일감을 주는 '재하도급'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며 "경쟁입찰제로 수주금액이 적은 데다, 재하도급으로 프리랜서에게 돌아가는 보수가 낮아 형식적인 안전점검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안전점검 제도와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이같은 불법 재하도급 발견 시 면허를 박탈하는 등 강력한 감시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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