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임대료는 6300만원, 더 넓은 매점은 2100만원…전남도청 공무원노조 판매점 ‘논란’[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전남도청에서 공무원노동조합이 직접 운영하는 판매시설 ‘남악쉼터’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임대료가 다른 입주 기관에 비해 현저히 낮은 데다 각 실· 과에서 사무관리비 예산으로 물품을 구매할 경우 ‘구매대행 수수료’도 받고 있다.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1층 남악쉼터는 전남도청공무원노동조합이 운영하고 있다. 남악쉼터는 145㎡ 규모로 각종 사무용품과 잡화 등을 파는 매점과 커피나 라면, 샌드위치 등 식·음료 조리시설로 이뤄졌다.
남악쉼터는 2005년 전남도청이 광주광역시에서 무안으로 이전한 직후부터 19년째 노조가 운영한다. 2005∼2009년 민간에 위탁을 맡겼던 노조는 2009년부터 ‘전남도청공무원노동조합복지사업단’을 설립해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도청 내 유일한 판매시설인 남악쉼터를 통해 노조는 각 실·과에서 사용하는 각종 물품 구매도 대행하고 있다. 실·과에서 사무관리비로 사무용품 등 구매를 요청하면 수수료 15%를 더해 직접 배달해 주는 식이다. 의뢰 물품이 없는 경우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구매를 대행하는데 이때 수수료는 19%나 된다. 도청 공무원들이 세금인 사무관리비로 남악쉼터에서 물품을 구매하면 노조에 수익이 돌아가는 구조인 것이다.
6일 경향신문이 확인한 남악쉼터 연간 매출액은 2019년 11억4675만원, 2020년 13억3320만원, 2021년 12억6849만원이다. 관리비와 인건비 등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2019년 10만원, 2020년 3397만원, 2021년 2151만원이다.
하지만 남악쉼터 연간 임대료는 2100만원으로 도청에 입주한 다른 기관에 비해 훨씬 낮다. 면적 113㎡를 사용하는 NH농협은행은 남악쉼터보다 3배 정도 많은 6314만원을 연간 임대료로 내고 있다. 84㎡를 사용하는 광주은행 임대료는 연간 2593만원이다.
남악쉼터가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을 통해 노조에 지속해서 임대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전남도는 연간 임대료가 100만원에 불과한 청사 밖 구두수선소(3.3㎡) 운영자도 경쟁입찰을 통해 선정하고 있다.
전남도는 남악쉼터가 ‘공무원 후생복지시설’에 해당해 관련 조례 등에 따라 수의계약과 임대료 감액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전남도 관계자는 “청사 개청 당시 주변에 편의시설이 없어 남악쉼터가 그 역할을 대신해 왔다”면서도 “이제는 환경이 달라진 만큼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다시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전남도공무원노동조합은 “남악쉼터는 수익목적이 아니라 봉사정신으로 운영하고 있다. 민간이 운영하면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음식 등을 팔 수 없다”면서 “수익금도 사회환원 등에 주로 사용해 왔는데 문제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운영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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