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전쟁활동’ 작가 “‘지우학’과 비교? 차별성=캐릭터들 성장”[EN:인터뷰]

황혜진 2023. 4. 6. 16: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엔 황혜진 기자]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방과 후 전쟁활동' 작가가 집필 비화를 공개했다.

'방과 후 전쟁활동'(극본 윤수/크리에이터 이남규/연출 성용일)은 원작 네이버웹툰 '방과 후 전쟁활동'(글/그림 하일권)을 토대로 제작된 드라마다. 하늘을 뒤덮은 괴생명체의 공격에 맞서 싸우기 위해 입시 전쟁이 아닌 진짜 전쟁을 시작한 고3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3월 31일 파트1(1~6화)이 공개됐다.

이남규 작가는 4월 6일 오후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원작 실사화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 "모든 드라마를 할 때 가장 신경 쓰는 건 '그럴 수도 있어'다. 공감 포인트다. 원작은 웹툰이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이 있고, 드라마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이 있다. 드라마일 때 공감 포인트를 찾는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이어 "웹툰은 정지된 것이기 때문에 중간에 이어지는, 브릿지화할 수 있는 캐릭터와 스토리를 채워 넣는 작업에 신경을 많이 썼다. 원작이 워낙 재밌었다. 힘을 많이 줄 필요 없이 완벽하다 싶을 정도의 원작이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살리면서도 공감을 놓치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윤수 작가는 "원작의 하일권 작가님의 너무너무 팬이라 원작 부분을 땅에, 현실에 붙이려는 작업에 신경을 많이 썼다. 고3이 전쟁을 한다는 설정이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인데 그 부분을 신경 썼다. 원작과 다르게 예비군과 민방위들이 징집되는 설정 등을 만들어 썼다"고 밝혔다.

이남규 작가는 "학생들이 왜 군복을 입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있는데 학생들은 군인이면서 학생이다. 군복을 입혀버리면 군인이 돼 버리는 거다. 현실적으로는 군복을 입어야 하지만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살리기 위해 여전히 교복을 입힌 문제들. 그런 것들을 원작과 계속 고민하며 진행했다. 하일권 작가님이 모든 걸 다 열어 주셨다. 어떻게 해도 된다고, 스토리나 상황이 바뀌어도 된다는 생각을 너무나도 감사하게 이야기해 주셔서 자유롭게 각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원작자인 하일권 작가의 반응은 어떠했냐는 질문에 윤수 작가는 "기사로 뜬 걸 봤는데 재밌게 보셨다고, 그림 그려 주신 걸 봤다"고 답했다. 이어 "약간 불만스럽고 실망스러우셔도 재밌게 보셨다고 이야기해 주시지 않았을까"라고 농담하며 웃었다.

학교를 배경으로 한 크리처물이다 보니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등 여타 작품들과 비교하며 시청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집필자로서 '방과 후 전쟁활동'만의 차별성,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물음에 윤수 작가는 "'지우학'이랑 비교해 우리 캐릭터들이 좀 나이브한 면이 있다. 원래 크리처물이나 아포칼립스물은 그 안에 일어나는 인간 군상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우리는 캐릭터들의 성장물이라는 걸 끝까지 잊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에 차별성이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상대가 누군지, 어떻게 하면 없앨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 작품들이 있다면 우리는 구체가 무엇인지, 거기에 놓인 아이들의 이야기에 좀 더 집중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남규 작가는 "'지우학'과 우리 모두 생존기이긴 한데 생존기 안에서도 '지우학' 같은 경우 좀비로부터 학교를 벗어나는 이야기인데 우리는 학교에 머물러 있는 느낌이다. 그런 상황에 놓였을 때 도망가는 게 맞는데 우리 아이들은 수능에 잡혀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를 벗어나야 하는 상황에도 떠나지 못하고 학교에 머물러야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좀비든 무엇이든 궤는 같다. 좀비, 구체 등에서 성장하는 이야기인 건 같아도 좀 더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이들이 무엇 때문에 싸워야 하는지는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캐스팅 비화도 공개했다. 캐스팅 과정에 크게 관여하지 않고 성용일 감독에게 권한을 거의 일임했다는 이남규 작가는 "모든 배우들이 캐스팅됐을 때 '이거 아닌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감독님이 갈수록 대본과의 싱크로율을 맞춰줘 거의 모든 친구들이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잘 맞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배우 신현수는 이춘호 중위 역을 맡아 극을 이끌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남규 작가는 "어떻게 보면 신현수의 캐릭터가 되게 정형화된 캐릭터이고 많이 볼 수 있는 캐릭터일 수 있다. 근데 나름의 갈등과 고민을 잘 표현해 준 배우인 것 같다. 신현수 배우가 이 작품에 정말 잘 맞고 보였다는 반응에 나도 공감을 했다"고 호평했다.

이어 "인지도 없는 친구들 중 신현수의 경우 이미 연기를 잘했던 친구이기 때문에 주는 무게감이 되게 좋았던 것 같다. 오히려 아이들의 연기까지 잡아 주는 역할을 해서 너무나 고맙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고 칭찬해 주고 싶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윤수 작가는 "방송 공개 후 제일 많이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가 '이춘호 역의 신현수에게 입덕했다', '소대장 살려내라'였다. 사실 아이들 이야기인데 소대장 비중이 높은 게 아닌가 작가들끼리 우려를 좀 했는데 배우들이 잘해줘서 잘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작가는 학생 노애설 역의 배우 이연, 학생 권일하 역의 배우 김수겸, 담임 박은영 역의 배우 임세미 등 다른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표했다. 이남규 작가는 "담임 선생님 역의 임세미 배우에 대한 의견이 처음에는 감독님과 약간 달랐다. 담임 선생님도 아이들을 버리고 도망가는 걸로 가자고 이야기를 했는데 감독님은 나온 대로 가자고 했을 때 난 비중을 그 정도까지 주지 않았다. 근데 너무나 연기를 잘해주셨다. 쉽지 않은 악역인 권일하 역의 배우 김수겸 연기도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윤수 작가는 "감독님이 그래도 아이들을 걱정해 주는 어른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담임 선생님도 원작과 달라져 난 좋았다.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다 좋았다. 아직까지는 잘 안 보였는데 파트2가 공개되면 국영수 역 안도규 배우의 연기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티빙 측에 따르면 '방과 후 전쟁활동'은 그간 티빙에서 공개된 모든 오리지널 드라마 중 첫 주 기준 유료가입기여자수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과몰입을 유발할 정도로 K-학원전쟁물의 진수를 보여줬다는 호평이 잇따랐다.

이남규 작가는 "1위를 할 거라 생각하지 못했고 솔직히 그런 게 있는지도 몰랐다. 지난해 대본이 끝났고 방송은 올해 공개된 거다. 다만 생각했던 것만큼 잘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다렸다가 방영이 됐다. 생각했던 것만큼 잘 나왔고, 배우들과 감독님의 고생이 보여 너무나 기뻤다. 그 와중에 역대 1위라고 하니까 '우리가 그래?'라며 한동안 어깨를 으쓱하며 지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윤수 작가는 "나도 같은 생각이다. 예상은 못했고 기분은 좋다"며 미소 지었다.

'방과 후 전쟁활동'은 청소년 관람 불가 판정을 받았다. 이남규는 "등급 분류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작품에 고어한 장면이 많다. 초등학교 3학년 딸이 '이거 봐도 돼?'라고 물어보더라. 이거 보면 잠 못 잘 거라고 말했다. 등급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이 보고 조금이라도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다. '이런 것 때문에 힘들었지?', '너희의 입장을 생각해 주는 어른들이 있어'라는 이야기 해 주고 싶은데 그런 부분은 좀 아쉽긴 하다"고 털어놨다. 윤수 작가 역시 "반반의 감정이 공존하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방과 후 전쟁활동' 제작진은 4월 중 파트2(7~10화)를 공개한다. 극한의 위기 속 단단해진 3학년 2소대가 어떤 결말을 맺을지, 자신과 친구들을 지키고 생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파트2 관전 포인트를 이야기해 달라는 요청에 이남규 작가는 "파트2 같은 경우 완전히 아이들만의 생존기다. 지금보다 더 많이 갈등하고, 더 많은 사건들이 일어난다. 더 낯선 환경에 놓이게 되고, 더 불안한 상황이 많다. 파트1보다 파트2에서 아이들 개개인의 갈등, 고민, 지금 이 드라마를 왜 만들게 됐는지, 무엇 때문에 이 드라마가 달려왔는지가 더 잘 보일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수 작가는 "갈등하고 반목하고 지켜주는 캐릭터들 간 관계성에도 변화가 있을 거다. 거기서 응원하고, 걱정하게도 된다. 위험한 상황 속 아이들의 변화가 가장 큰 관전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아이들끼리 구체를 제거하는 작전을 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액션도 볼거리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끝으로 현실의 어른으로서 3학년 2반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냐는 질문에 이남규 작가는 "실은 이런 드라마를 썼다고 '공부보다 중요한 게 있어. PC방도 가고 놀아'라는 이야기는 못하겠다. 나도 자식을 키우는 입장"이라며 웃었다.

이어 "나이 들어 보니까 공부 안 하면 나중에 후회한다는 말을 뼈저리게 알겠더라. 지금 아이들에게 공부보다 중요한 게 있다고 이야기해 주고 싶지만 입 밖으로 내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너네 참 애썼고 애쓰고 있다는 위로를 해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윤수는 "난 동의서 쓰지 말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다. 난 아직 아이가 없어서인지 모르겠지만 공부만큼 중요한 게 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공부가 다는 아니라는 것"이라며 "물론 공부가 선택의 폭을 넓혀주니까 안 할 수는 없겠지만 그런 이야기를 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티빙 제공)

뉴스엔 황혜진 bloss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