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한시장서 코로나에 취약한 너구리 DNA 발견”...동물 전파 배제 입장 첫 선회
2020년 초 시장에서 코로나바이러스에 민감한 너구리 등 동물 DNA 발견 확인
중국의 과학자들이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로 지목된 후베이성 우한시의 수산물시장에 코로나바이러스에 민감한 야생 동물이 있었다는 사실을 직접 뒷받침하는 DNA 데이터를 공개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할 즈음 코로나바이러스에 취약한 동물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중국 과학자들은 팬데믹이 어떻게 시작했는지 불분명하다는 태도에는 변함이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5일(현지 시각) 코로나19 사태 초기 환자가 대량 발생한 우한 화난 해산물 도매 시장에서 수집한 면봉에서 야생 동물의 유전 물질과 함께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에 대한 양성 반응을 확인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공개했다.
중국 과학자들은 지난해 2월 우한 시장에서 수집한 샘플에 대한 유전자 분석 초기 결과를 공개했지만 이때만 해도 시장에서 동물 감염 가능성을 경시했다. 화난 수산시장은 어류 이외에도 박쥐, 천산갑, 뱀, 오리, 지네, 너구리, 토끼 등 각종 야생 동물을 판매한 곳이다.
중국은 지난 1월에서야 국제 인플루엔자 정보공유기구(GISAID)에 관련 유전자 서열 데이터를 공개했다.
데이터가 올라온 뒤 수주 뒤 프랑스 국립 과학 연구 센터의 한 생물학자가 코로나에 양성 반응을 보인 유전자 샘플에는 이 시장에서 판매됐던 너구리의 유전자가 상당량 섞여 있었던 것을 발견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동물이 아닌 인간에서 시작됐다고 결론 낸 중국의 주장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지난 3월 온라인에 공개된 보고서는 너구리 자체가 감염됐거나 동물이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했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유전 물질이 발견된 곳에서 너구리의 유전자가 함께 발견됐다는 사실을 처음 확인했다. 많은 바이러스 학자들은 시장에서 불법적으로 거래된 야생 동물로부터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파된 것과 같은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런 결과는 같은 데이터를 분석해온 중국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 발표에 더 속도를 붙게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중국 과학자들의 논문에서는 시장 벽과 바닥, 금속 우리, 카트에서 채취한 면봉에서 너구리 유전자가 발견됐다고 언급하지 않았다. 또 당시 데이터가 감염된 동물을 포함하지는 않고 있다고 담았다.
하지만 1년이 흐른 이날 공개된 네이처 논문에서 중국 연구자들은 “시장에서 너구리의 유전자를 확인했으며 코로나바이러스에 취약한 동물”이라는 내용을 넣었다.
연구자들은 이전까지 확보한 증거가 박쥐에서 유래한 바이러스의 소위 중간 숙주 역할을 하는 동물일 가능성이 있다고 믿어 왔다. 또 시장에서 사람들이 동물에게 바이러스를 옮겼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중국 과학자들은 논문에서 공개한 새 결과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강조했다. 또 바이러스가 콜드체인 제품으로도 알려진 냉동식품 패키지를 통해 우한 시장으로 운반됐을 수 있다는 점도 제기됐다.
과학자들은 이 시나리오가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보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코로나19가 해외에서 시작해 수입 식품을 통해 들어왔다는 주장에 신빙성을 부여하고 있다. 이번 논문도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이나 콜드체인 제품을 통해 바이러스가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을 아직 배제할 수 없다”고 적고 있다.
논문은 또 면봉에서 판다, 침팬지, 두더지쥐를 포함해 시장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여러 동물의 유전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앨리스 휴즈 홍콩대 교수는 “저자가 유전자를 잘못 분류하거나 실험실에서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동안 샘플이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어떤 결과에도 확신을 가질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신중한 방식으로 분석이 수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네이처 대변인은 이번 논문의 동료리뷰 과정에서 “저자들이 시장에서 식별된 야생동물종의 목록이 확실하지 않다는 경고를 포함했다”며 “더 많은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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