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로 엔비디아·퀄컴 제친 K-팹리스...챗GPT發 수주 터질까

고석용 기자 2023. 4. 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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팹리스(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개발한 AI 반도체가 성능테스트에서 엔비디아, 퀄컴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제품보다 우수한 성적을 올렸다.

국내 팹리스 기업이 개발한 AI 반도체가 성능으로 글로벌 기업들을 제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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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벨리온 AI 반도체 '엠엘퍼프' 성능테스트 결과
엔비디아·퀄컴보다 언어처리·비전분야 모두 월등
리벨리온의 아톰 반도체

팹리스(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개발한 AI 반도체가 성능테스트에서 엔비디아, 퀄컴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제품보다 우수한 성적을 올렸다. 국내 팹리스 기업이 개발한 AI 반도체가 성능으로 글로벌 기업들을 제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챗GPT 등 초거대 언어모델의 부상으로 AI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번 테스트가 한국의 팹리스 산업에 쾌거라는 평가가 나온다.

6일(현지시간) 비영리기관 엠엘커먼즈가 공개한 AI 반도체 성능테스트 '엠엘퍼프(MLPerf)'에 따르면, 리벨리온이 개발한 AI 반도체 '아톰'은 언어모델 테스트에서 지연시간 4.297ms로 엔비디아(제품명 T4, 6.093ms)보다 1.4배, 퀄컴(클라우드AI100, 7.547ms)보다 1.8배 빠른 기록을 보였다. 해당 지표는 칩 1개가 1개의 입력을 처리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한 싱글스트림 방식의 테스트다. 반도체의 크기·공정에 영향을 받지 않아 가장 중요하게 활용된다.

아톰은 그래픽을 처리하는 비전 분야에서도 경쟁사 대비 1.4배 이상 빠른 성능을 기록했다. 비전 분야 싱글스트림 지연시간은 0.239ms로 퀄컴 (클라우드AI100, 0.336ms)보다는 1.4배, 엔비디아 (A2, 0.713ms)보다는 3배 빨랐다.
"언어처리 분야서 최초 성과…K시스템반도체 업계 경사"

리벨리온의 이번 성과는 국내 시스템반도체 업계 최초의 기록이다. 그동안 국내 팹리스 기업들이 엠엘퍼프 비전 분야에 도전하기는 했지만, 언어분야와 비전분야에서 동시에 엔비디아와 퀄컴을 제친 것은 리벨리온이 처음이다. 엠엘퍼프는 AI 반도체 업계에서는 가장 공신력이 높은 테스트로 평가받는다.

챗GPT로 초거대 언어모델 AI가 부각되는 환경에서 언어모델 처리에 우수한 성적을 낸 것도 고무적이다. 이전까지 국내 AI 반도체들은 기술력이 비전 분야에만 집중돼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챗GPT를 계기로 초거대 언어모델을 활용한 생성AI 관련 산업이 발전하고 있는데, 이 AI를 구동할 반도체 기술은 미국에 뒤쳐져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번 테스트로 리벨리온은 언어모델 처리분야에도 경쟁력을 보여줬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언어모델 처리에서는 구글, 엔비디아, 퀄컴과 같은 글로벌 빅테크들만이 성능 입증에 참여해왔다"며 "리벨리온이 언어모델과 비전모델 모두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여주면서 대한민국도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말했다.
챗GPT로 AI반도체 급부상…"글로벌 데이터센터 공략 계획"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사진=뉴시스
리벨리온은 이번 결과로 생성AI를 개발·운영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챗GPT를 학습·운영하는데 1만개 이상의 GPU(그래픽처리장치)가 사용되는데 AI 반도체는 GPU보다 성능이 좋고 전력소비도 적어 최근 더욱 각광받고 있다. 다양한 빅테크 기업들이 초거대 언어모델 개발·운영을 위한 데이터센터에 성능이 우수한 AI 반도체를 경쟁적으로 활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AI 반도체가 성능이 우수할수록 전력 소비량도 낮출 수 있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주목받는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200~250TWh로 세계 15위 전력 소비국인 인도네시아(266Twh)에 맞먹을 정도로 높아 환경문제로도 대두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성능이 우수한 AI반도체들은 소비전력을 낮추는 데도 도움을 준다.

박 대표는 "성능이 우수한 AI 반도체는 동작 프리퀀시(클럭)를 조절해 소비전력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며 "리벨리온 투자사인 KT 데이터센터에 아톰 반도체를 공급한 후 올해 하반기부터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등을 공략하려는 것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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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용 기자 gohsy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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