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질주, 현대차 추월하나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 6만1000원대였던 기아 주가는 지난 6일까지 8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중 주가 수익률이 32%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현대차의 주가 상승률인 18%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기관투자자들과 외국인 투자자들도 기아 주식을 꾸준히 순매수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5일까지 기관투자자들은 기아 주식을 2666억원어치, 외국인 투자자들은 282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주가 상승의 가장 큰 이유는 실적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기아의 매출액 전망은 92조3846억원으로 지난해(86조5590억원) 대비 6.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7조2331억원에서 올해 8조2998억원으로 14.7%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들어 기아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한 11곳의 증권사 중 7곳이 주당순이익(EPS)를 상향했다.
기아차와 현대차 주가는 지난해 9월 이후 지난해 말까지 하락세를 보였다. 실적 전망은 계속 긍정적이었지만 그 전까지 두 기업의 실적이 좋았던 것이 코로나19 이후 공급 부족으로 발생한 호황이었다는 평가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이른바 ‘피크아웃’에 대한 우려다. 공급망 경색이 완화되면 제품 가격이 다시 하락하고, 경기 침체로 차량 수요 역시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는 기업들이 최근 장기적인 실적 전망을 상향하면서 일부 불식된 것으로 보인다. 신윤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아차는 2026년, 2030년 글로벌 배터리식 전기차(BEV) 판매 계획을 각각 100만5000대, 160만대로 상향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기아가 밝힌 전망치 대비 각각 24.5%, 33.3% 상승한 수치다.
브랜드 가치 역시 오른 것 역시 주가 상승을 뒷받침한다는 평가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 중고차의 잔존가치는 2018년 39.7%에서 2022년 55%로 급등했다. 순위로 보면 35개사 중 26위에서 2위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잔존가치란 일정 사용 기간이 지나고 난 뒤 중고차로 차량을 되팔 때의 가격으로 소비자들이 신차를 매수할 때 중요한 지표가 된다. 정 연구원은 이어 “순수 주문자상표 부착(OEM) 기업 중 전기차 판매만으로 수익을 내는 업체는 테슬라와 기아가 유일하다”며 “2030년 영업이익 16조원 목표에 전기차의 수익성 기여가 더 크게 가정돼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기아는 영업이익률과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현대차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 올해 주가 상승률이 더욱 두드러졌던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기아차의 예상 영업이익률은 8.9%로 현대차(6.9%)보다 높다. 블룸버그와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6일 기준 기아의 주가이익비율은 5.1배로 현대차의 5.7배보다 낮은 수준이다. 두 기업의 시가총액 차이도 올해 조 8조6000여억원에서 6조2000여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현대차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현대차는 매출액 148조8273억원, 영업이익은 10조336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대비 각각 4.4%, 5.3% 증가한 수치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에 대해 “견조한 수요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가동률 상승 효과 및 제품경쟁력 개선 등이 경기 우려에도 불구하고 긍정적 실적 전망을 유지하는 이유”라며 “제품 경쟁력 향상과 브랜드 인지도 개선이 글로벌 시장 점유율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고, 전기차 전용플랫폼의 성공적인 론칭 및 전기차 라인업 확대에 따른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의 위상 강화 등 중장기 성장성도 양호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 둔화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완성차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이다. 국내 완성차 기업들이 질적 성장을 이룬 것은 맞지만 업황 둔화에 영향을 받지 않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다. 정 연구원은 기아차의 기업가치가 저평가돼 있다고 보면서도 “글로벌 자동차 업황이 상고하저가 뚜렷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기업이 지난해 대비 중장기 실적 전망치를 크게 상향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방법론 측면에서는 설득력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 연구원은 “기존(2022년) 판매계획 역시 충분히 공격적이었기에 오히려 계획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시장 내 신뢰 형성이 다소 부족했던 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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