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인터파크 품더니 위메프까지…'e커머스' 판 흔든 큐텐, 속내는

정인지 기자, 김민우 기자, 임찬영 기자 2023. 4. 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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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배 큐텐 대표/사진= 큐텐 제공
큐텐이 티몬과 인터파크에 이어 위메프까지 인수하면서 순식간에 국내 4위 e커머스 사업자로 올라섰다. 큐텐은 이들 플랫폼을 바탕으로 물류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 성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큐익스프레스는 미국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비자·셀러 포섭해 물류 키운다
큐텐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Qxpress)는 11개국 19개 지역에 물류 거점을 갖고 있는 풀필먼트 사업 회사다. 셀러들이 해외 수출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입고, 포장, 배송, 재고관리 등을 지원한다. 싱가포르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물류창고만 운영해 라스트마일(운송 서비스 마지막 단계)은 각국의 택배회사를 이용하고 있지만, 큐익스프레스가 택배회사와 B2B(기업간)로 계약해 셀러들이 개별 계약을 맺는 것보다 편리하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큐텐의 자회사지만 아마존, 라쿠텐, 알리바바 등에 입점돼 있는 셀러들도 고객으로 유치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직구 수요가 활발해지면서 공항 근처의 풀필먼트 수요도 늘어나서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에서 자주 주문이 들어오는 한국 셀러의 물건을 싱가포르 창고에 미리 가져다 놓는 식이다. 큐익스프레스는 국내에는 김포와 영종도에 창고를 보유하고 있다. 주로 일본, 싱가포르 수출 상품들이 입고돼 있는데 한국 e커머스 인수로 직구 상품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큐익스프레스의 수익성은 아직 부진하다. 큐익스프레스는 2021년 투자 유치와 나스닥 상장 준비를 하면서 과거 매출액이 시장에 공개됐다. 매출액은 2018년 635억원, 2019년 780억원, 2020년 1494억원이다. 한국 큐익스프레스는 지난해 유일하게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 2020년 한국 매출은 598억원, 영업손실은 50억원, 2021년엔 매출 848억원, 영업손실 108억원이었다. 아직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시기다.

큐텐이 국내 e커머스들을 잇따라 인수한 배경엔 큐익스프레스를 키우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모회사인 큐텐은 24개국에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직접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나라는 6곳이다. 물류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소비자와 경쟁력 있는 상품을 파는 셀러를 추가적으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티몬은 해외 셀러 상품을 국내에 판매하는 '티몬직구관'에 이어 지난달 큐익스프레스의 통합 풀필먼트 서비스를 이용하는 셀러들을 위해 'Qx프라임' 전용관을 설치했다. Qx프라임을 이용하면 국내 셀러들은 국내 배송 뿐 아니라 해외에도 배송이 가능하다.
e커머스 선구자 구영배 대표, 흑자전환 마법도 가능할까
G마켓을 키운 구영배 큐텐 대표의 운용 역량에 대한 기대도 있다. 구 대표는 국내 e커머스 업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인터파크 창립멤버인 그는 사내 벤처로 G마켓을 창업, 국내에 오픈마켓 시장을 열고 2009년 G마켓을 이베이에 매각했다. 이베이코리아가 2020년까지 e커머스 업계에서 유일하게 16년간 흑자를 낼 수 있었던 것은 구 대표가 그만큼 사업 기틀을 잘 잡았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21년 기준 티몬은 760억원, 위메프는 33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사업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인터파크커머스까지 3사가 합쳐지면서 시장점유율이 상승하고 구 대표의 운용 능력이 더해진다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평가다.

큐텐의 잇따른 e커머스 인수를 바라보는 업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한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구 대표는 동대문 패션시장 등 중소상인들을 온라인 시장으로 끌어들여 인터넷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물꼬를 텄고, G마켓 매각 후에도 큐텐을 설립해 직구사업을 펼쳤다"며 "그동안 사업 선구자적 행보를 보여온 만큼 이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국내 e커머스 시장은 이미 과포화상태인데다 이베이코리아가 흑자를 낼 수 있었던 것은 개발·MD 등 같은 인력을 사용해 두 플랫폼(G마켓·옥션)을 운영했기 때문"이라며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가 조직을 통폐합하거나 새로운 사업 방향을 제시하지 않는 이상 단순 인수로 강자가 되긴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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