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현실적”…결국 일본 손 들어주나
“남은 기술적 문제 최종결론에 방해 안돼”
국제원자력기구(IAEA) 특별팀이 6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이 ‘충분히 현실적’이라는 취지의 중간 보고서를 발표했다. 특별팀은 이번 중간 보고서에서 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해 추가 확인돼야 할 부분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내용 등을 담아, 곧 완성될 최종 보고서의 결론이 결국 일본의 손을 들어주는 쪽이 될 것임을 사실상 예고한 셈이다.
이번 보고서는 특별팀이 지난해 11월14일부터 5일간 일본을 방문해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 관계자를 면담하고 후쿠시마 원전 현장을 돌아본 결과를 토대로 작성한 것이다. 특별팀은 국제원자력기구 사무국과 미국·중국·프랑스 등을 포함한 모두 11개국의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한국 정부가 추천한 원자력안전기술원의 김홍석 책임연구원도 참여하고 있다.
특별팀은 보고서에서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하기 위해 개정한 방사성 물질 모니터링 방법론에 대해 “충분히 보수적이면서 현실적”이라고 평가했다. ‘보수적’이라는 표현은 기준이 엄격하게 설정돼 있다는 의미다. 특별팀은 또 보고서에서 도쿄전력이 신뢰할 수 있고 지속가능한 방사선 방호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고, 환경모니터링 프로그램이 포괄적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동의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그러나 오염수의 방사능 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해서는 가정과 방법론에 대한 추가적인 정당화 또는 설명이 제공돼야 한다고 했다. 방류 뒤의 방사성 물질 영향 평가에서 해안 3㎞ 근해에서 잡힌 물고기 섭취량을 제외한 것, 내부 피폭을 일으킬 수 있는 생물체 내 유기 결합 삼중수소(OBT)의 형성 과정의 불확실성 등에 대해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환경영향 시뮬레이션 영역 경계에 있는 해수 속의 요오드(I-129), 탄소(C-14) 등 잔류 핵종 농도 추정치 제시 등도 요구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남아 있는 이런 기술적 문제들이 국제원자력기구가 오염수 방류 계획의 국제 안전 표준 준수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데 방해가 되지는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와 같은 중간 보고서 내용으로 미뤄볼 때 최종 보고서에는 결국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 표준을 충족한다는 결론이 담길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후쿠시마 제1원전에 저장돼 있는 오염수 133만t을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정화 처리해 바다로 방류하는 계획을 추진해 한국과 중국, 태평양 도서국 등에서 해양 환경 오염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상태다. 정화 처리되더라도 방류할 오염수에 여전히 다양한 방사성 물질이 함유돼 있고, 특히 삼중수소는 아예 처리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강력히 대응하라는 요구에 대해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정상회담 기간 중 후쿠시마 원전오염수에 대해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식,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검증, 그 과정에 한국 전문가가 참여해야 한다는 3가지 조건을 분명히 했다”고 밝혀 왔다. 국제원자력기구의 검증 결과로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와 야당에서는 원전국가들의 분담금으로 운영되며 일본에 우호적인 입장을 밝혀온 국제원자력기구의 성격상 오염수 방류 계획에 부정적인 결론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검증 노력을 촉구해 왔다. 이번에 발표된 중간 보고서는 국제원자력기구가 결국 일본의 손을 들어주는 최종 결론을 내릴 것이라는 환경단체 쪽의 우려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일본의 오염수 해양배출 계획에 대한 분석을 진행 중이며 과학·기술적 분석 결과를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국제원자력기구 특별팀은 다음달 일본 방문 등 추가적인 질의와 검토를 한 뒤 모든 측면에 대한 특별팀의 결론을 포함하는 종합보고서를 연내 발간할 예정이다. 종합보고서 발간 이전에는 1차 오염수 분석 결과 추가 보고서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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