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국’이라는 애플의 복잡하고 비밀스러운 도박
중국의 보복·불매 운동 등 우려… 신중하게 진행 중
애플, 인도서 더 넓은 범위의 부품·제품 생산 기대
애플이 ‘탈중국’을 위한 다각도 검토에 나섰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에 생산 기지를 추가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 애플은 결국 인도의 비중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탈중국 필요성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대두됐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를 덮친 뒤 중국의 문이 걸어잠기자 필요성이 더욱 심화했다. 애플의 운영에 정통한 익명의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팀 쿡 CEO가 베이징을 방문한 기간에도 애플 경영진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애썼다고 전했다.
애플은 아이폰과 액세서리를 인도에서, 에어팟과 맥 어셈블리는 베트남에서, 일부 맥은 말레이시아, 비교적 생산이 쉬운 아이맥은 아일랜드에서 각각 생산하고 있다. 애플은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는 대만 의존도를 줄이는 방법도 찾아나섰다. 대만 TSMC는 애플의 모든 제품에 사용되는 칩을 제공한다. 애플은 현재 미국 애리조나의 TSMC 공장에서 소수의 칩을 생산할 준비를 하고 있지만 대만의 생산량만큼의 대안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문제로 꼽힌다.
유의미한 변화는 애플이 인도에서 저가형 아이폰을 만들기 시작한 2017년부터 시작됐다. 이때부터 서서히 발전해온 인도에서의 생산은 중국 이외 지역에서 애플의 대표적인 제품들을 만들기 위한 기반이 되고 있다. 애플은 코로나19 초기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지난해 4분기 중국이 도시 간 이동을 봉쇄하자 세계 아이폰 출하량의 70%를 담당하는 포스콘 정저우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탈출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신규 고용한 인력 3만명도 공장을 나가자 공장 가동이 사실상 중단됐고, 이는 아이폰 14 시리즈 출하량 미달로 이어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인도 뭄바이 애플스토어의 외관 디자인을 공개했다. 인도에 생기는 첫 애플스토어 오프라인 매장으로, 아직 정확한 개장 일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이달 말쯤 문을 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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