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이 엑스맨?…잇단 ‘구설수’에 非尹 웃을까
非尹 입지 전망도 ‘흐림’…천하람 “오히려 억압 가능성 커”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국민의힘이 지도부 리스크로 연일 몸살을 앓고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의 세 차례 '극우' 망언에 이어 민생특위 위원장인 조수진 최고위원도 양곡관리법 대안으로 '설익은 대책'을 내놓았다가 질타를 받았다. 가뜩이나 떨어진 정부여당 지지율 속에서 당내에선 '총선 위기론'과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전환설'까지 나오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친윤(친윤석열계) 지도부의 위기가 이준석계를 비롯한 비윤(비윤석열)계에겐 재기의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與 지지율 또 떨어지나…"과반 의석도 어려워" 우려
지도부의 '설화 리스크'는 출범 직후부터 시작됐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전당대회가 끝난 지 나흘 만인 지난 3월12일 전광훈 목사 예배에 참여해 5·18 망언을 해 역풍을 맞았다. 또 김 최고위원은 미국에서도 극우 발언으로 연이은 설화를 빚었다. 여기에 그는 제주 4·3 추념일을 '격이 낮은 기념일'이라고 주장해 김기현 대표로부터 '유감' 경고를 받았다. 결국 김 최고위원은 공개 활동 중단을 선언한 상태다.
리스크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5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양곡관리법의 대안으로 '밥 한 공기 다 먹기 운동'을 제안했다. 정부가 쌀을 매입할 것이 아니라 쌀의 수요를 늘려야한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해당 발언에 야권뿐 아니라 여권 일각에서도 '시대착오적' 황당한 대안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여권에선 이 같은 악재들로 정부여당 지지율이 하락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5일 KBS 라디오 《보수의 품격》에 출연해 "최고위원들이 돌아가면서 헛소리한다"며 "당이 점수를 딸 일이 있겠나. 그저 고정 지지층 30%에 딱 묶여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전 대표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갈수록 태산"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친윤계 내부에서도 이대로면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우려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이 된 후에도 여소야대 상황 탓에 입법에 어려움을 겪었다. 다음 총선에서도 참패한다면 윤 대통령의 공약을 실현하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
한 친윤계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6일 통화에서 "21대 총선 참패 수준까진 아니어도 다음 총선에서도 과반 의석을 얻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며 "각종 걸림돌과 변수가 많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신인규 국민의힘바로세우기 대표도 "당의 문제에 대해 '외과적 수술', 즉 희생이나 책임 없이는 총선에서 국민들의 신뢰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권 일각에선 김기현 대표의 리더십을 문제 삼으며 '비대위 전환'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도부가 출범한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이 위기에 몰리면서다. 당내 중진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3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 지도부가 소신과 철학 없이 무기력하게 줏대 없는 행동을 계속한다면 총선을 앞두고 비대위 체제로 가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냐"고 직격했다. 이준석 전 대표도 3월24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정부에선 현재 (김기현) 지도부가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못할 경우 문책하고 비대위 체제로 가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非尹 "비대위 바뀌어도 親尹 또 등장…큰 기대 없어"
다만 현 지도부가 흔들려도 비윤계의 당내 입지에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다 해도 전직 대표가 비대위원장을 지정하는 만큼 친윤계 인사가 다시 지도부로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국민의힘은 퍼펙트한 '윤석열 정당'인데 이준석 전 대표나 비윤계 인사가 들어설 공간은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철순 정치평론가도 "대통령과 싸우겠다는 사람들을 비대위원으로 쓰겠나"라고 반문했다.
또 현재 비윤계에 확실한 구심점이 없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장성철 평론가는 "비윤계가 정치적 입지를 다지려면 국민적 지지와 성원을 받는 구심점이 필요한데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 유승민 전 의원도 SNS로만 가끔 활동하지 않나"라며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보다는 낫다는 평을 들어도 (당원들에게) 인정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비윤계 내부에서도 지도부의 위기에 따른 '반전'을 기대하진 않는 분위기다. 당권주자였던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주류가 흔들리고 있으니까 비주류가 무조건 더 입지가 탄탄해질 것으로 생각하진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도부의 여유가 없어지면 오히려 비주류를 더 억압하는 쪽으로 갈 수도 있다"며 "극단적 지지층만 바라보고 안정 지향적으로 갈 위험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천아용인' 멤버인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시사저널에 "당 상황에 대해 걱정이고 답답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신인규 대표도 "당내 역학 구도상 이준석 전 대표를 비롯한 개혁 진영에게 쉽게 공간이 열리진 않을 것 같다. 결국 지도부를 수습할 또 다른 반사체 윤핵관이 올 것이기 때문에 크게 기대하긴 어렵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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