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현대무벡스 주식으로 배상금 변제
현대엘리베이터, 공탁금 200억도 회수 나서
급등세 현대엘리 주가 5% 급락
6일 현대엘리베이터는 이사회를 열어 현 회장이 회사에 지급해야 할 배상금 1700억원과 지연 이자에 대해 현대무벡스 주식 2475만463주(약 863억원)를 대물 변제를 통해 회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현 회장은 금융권에 잡혀있던 현대무벡스 지분 18.19% 담보도 해제했다. 업계에선 현 회장이 개인 재산 처분 등을 통해 담보 해제 자금을 마련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법원에 공탁된 200억원도 회수할 계획이다. 현 회장은 2019년 2심에서 패소하며 현대엘리베이터에 선수금 1000억원을 내고, 법원에 200억원을 공탁한 바 있다.
현재 현대엘리베이터가 대물 변제와 공탁금만으로는 손해배상금과 이자를 모두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재판이 9년간 이어지며 이자가 계속 불어났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배상액이 3000억원 안팎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로 인해 현대엘리베이터가 배당을 늘리거나, 현 회장이 추가적인 주식담보 대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현 회장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율은 7.83%이며, 이 가운데 7.22%는 금융권에 담보로 잡혀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측은 “채권 잔액을 최단 기간 내에 회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현 회장이 현대무벡스 주식(21.13%)으로 배상금 일부를 변제하면서 현대엘리베이터의 현대무벡스 지분율은 53.13%로 높아졌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현대무벡스에 대한 지배력이 강화됐을 뿐이며 경영상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쉰들러홀딩스가 현 회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계약 체결 필요성이나 손실 위험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거나, 이를 알고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현 회장이 1700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2011년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상선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우호 지분 매입을 대가로 금융사 5곳과 연 5.4~7.5% 수익을 보장해주는 파생상품 계약을 맺었다. 이후 현대상선 주가가 하락하며 현대엘리베이터에 손실이 발생하자 2대주주인 쉰들러가 7500억원대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5.7% 떨어진 3만3100원에 마감했다. 현 회장 패소 이후 배당 증가 기대 또는 경영권 분쟁 시나리오가 나오면서 급등하던 주가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이날 급락했음에도 현대 엘리베이터 주가는 일주일새 26%나 상승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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