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 맞은 SK… "도전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

박은희 2023. 4. 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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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 빛난 선대회장 리더십
SK '창립 70주년' 어록집 발간
故최종건·최종현 경영철학 담아
사람 가치 존중·복지 등 힘 써
1967년 아세테이트 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최종건(왼쪽 5번째) 창업회장과 최종현(왼쪽 6번째) 선대회장. SK 제공
1969년 폴리에스터 원사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최종건(왼쪽) 창업회장과 최종현(오른쪽) 선대회장. SK 제공

위기 속 빛난 선대회장 리더십

"구부러진 것은 펴고 끊어진 것은 잇는다." 1953년 한국전쟁으로 잿더미 속 폐허가 된 공장에서 고(故) 최종건 SK 창업회장이 손수 부품을 주워 직기를 재조립하며 한 이 말은 SK그룹의 모태인 선경직물의 시작이 됐다.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은 1970년대 초 석유 파동이라는 국가적 위기 이후 '석유에서 섬유까지 완전 수직계열화'라는 비전과 함께 구성원들에게 "도전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고 외쳤다. 그의 미래를 보는 혜안과 과감한 결단은 SK의 도전정신으로 이어졌다.

한국전쟁, 수출 활로 개척, 석유파동, IMF 경제 위기 등 격동의 시대에 맨손으로 사업을 개척한 두 형제의 어록은 美·中 무역분쟁과 경기침체 등으로 연간 영업적자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걱정하고 있는 SK그룹과 국내 대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SK그룹은 오는 8일 창립 70주년을 앞두고 최종건 창업회장과 최종현 선대회장 형제의 대표적 어록 250개를 일화와 함께 정리한 책 '패기로 묻고 지성으로 답하다'를 발간했다고 6일 밝혔다. 책은 평생을 국가경쟁력 강화를 고민했던 두 회장의 유지가 어떻게 계승돼 SK가 재계 대표기업으로 성장했는지 조명했다.

SK는 전쟁 폐허 속 조그만 직물공장에서 시작해 원사공장으로, 그 이후 정유·에너지와 정보통신·반도체·바이오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히는 도전적 경영을 지속한 끝에 국내 자산규모 2위의 대기업으로 우뚝 섰다.

재계는 최종건 창업회장부터 최종현 선대회장, 최태원 회장에 이르는 70년 간 고비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시시각각 신성장동력 산업에 공격적으로 뛰어듦으로써 각 산업분야에서 내로라하는 글로벌 유수 기업들을 일궈냈다고 평가한다. 최종건 회장은 선경직물 창업 후 'Made in Korea'가 새겨진 인견직물을 최초로 수출했다. 그는 "회사의 발전이 곧 나라의 발전"이라며 본인 세대 노력이 후대를 풍요롭게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또 "우리의 슬기와 용기로써 뚫지 못하는 난관은 없다"며 맨바닥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군 임직원을 격려했다.

아울러 "돈으로 사람을 살 수 없다. 마음을 주고 사야한다"며 발전만이 미덕인 시대에 사람의 가치를 존중하고, 구성원의 복지 향상에 힘썼다.

창업회장인 형의 유지를 이어받은 최종현 선대회장은 미국에서 수학한 지식을 기반으로 '시카고학파'의 시장경제 논리를 한국식 경영에 접목시켰다. 1970년대 서양의 합리적 경영 이론과 동양의 인간 중심 사상을 결합해 SK그룹 고유의 경영관리체계 SKMS(SK Management System)를 정립했다.최 회장은 "첫째도 인간, 둘째도 인간, 셋째도 인간", "You가 알아서 해"라는 어록처럼 자율성에 기반한 과감한 위임을 실천했다.

국내 최초 기업 연수원인 선경연수원 개원(1975), 회장 결재칸과 출퇴근 카드 폐지, 해외 MBA 프로그램 도입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행보로 SK만의 독보적인 기업문화를 만들었다.

SK 성장사를 통틀어 가장 많은 우여곡절이 벌어진 시기는 정보통신 사업에 진출할 당시다. 최종현 회장은 '포스트 오일' 시대에 대비해 1984년 선경 미주경영기획실에 텔레커뮤니케이션팀을 신설하고, 1991년 선경텔레콤을 설립하는 등 10년 이상 무선 정보통신 사업을 준비했다.

1992년 8월 20일 제2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에서 대한텔레콤(SK텔레콤 전신)은 압도적 점수 차이로 최종사업자에 선정됐다. 하지만 특혜 시비로 사업권을 반납해야 했다. 1994년 한국이동통신(現 SK텔레콤) 인수 시 비싼 값에 샀다는 여론이 일자 "우리는 회사가 아닌 미래를 샀다"고 밝힌 그의 일화는 유명하다.

두 회장의 경영철학은 고스란히 최태원 회장에게 이어졌다. 최 회장은 2021년 대한공회의소 회장에 추대됐을 때 "국가경제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밝힌 이후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과 글로벌 경제 협력 등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최 회장은 발간사를 통해 "창업회장과 선대회장의 삶과 철학은 단지 기업의 발전에 머무르지 않았고,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향해 있었다"며 "선대의 도전과 위기극복 정신이 앞으로 SK 70년 도약과 미래 디자인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은희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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