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승격 대전과 광주, K리그에 ‘즐거운 혼돈’을 불어넣다

박강수 2023. 4. 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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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대전하나시티즌과 광주FC, 두 승격팀의 '1부 공습'이다.

대전은 경기당 인터셉트(34.8개)와 태클(9.8개)에서 리그 1위를, 광주는 경기당 슈팅(13.2개) 3위, 유효슈팅(5.4개) 2위를 기록했다.

각각 수비와 공격에 방점을 찍은 듯하지만 지난해 K리그2에서 대전은 리그 최다 득점(70골) 팀이었고, 광주는 최소 실점(32골) 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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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 2위 대전, 5위 광주 승격팀 돌풍
이정효(오른쪽) 광주FC 감독이 지난달 18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K리그1 인천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세 번째 골을 넣은 이희균과 포옹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바람이 분다. 작년부터, 2부에서부터, 줄곧 불던 바람이 돌풍이 되어 K리그를 강타했다. 대전하나시티즌과 광주FC, 두 승격팀의 ‘1부 공습’이다.

시즌 초 어지러운 K리그1 판세 중심에 승격팀이 있다. 2015년 강등 뒤 8년 만에 그리운 1부리그로 귀환한 이민성 감독의 대전은 무패 행진 중이다. 2023시즌 다섯 라운드를 마친 현재 3승2무(승점 11점)로 2위. 안방 개막전에서는 2년 전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비수를 꽂았던 강원FC를 상대(2-0 승)로 “팬들의 눈물을 닦아냈고”, 5라운드 FC서울 방문 경기(3-2 승)에서는 후반 43분 극장 골로 18년 만에 서울전 승리를 챙겼다. 한 경기 한 경기 역사를 갱신 중이다.

그라운드 위에서 1부 팀들을 혼돈에 빠뜨린 건 이민성표 ‘선수비 후역습’ 전술이다. 조유민, 김민덕, 안톤으로 구성된 젊고 단단한 백쓰리 수비가 뒤를 받치고 최전방 티아고를 필두 삼아 공격진이 일사불란하게 기동한다. 박찬하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대전은 2부에서도 같은 축구를 했는데 그때는 상위권이었고 지금은 언더도그다. 베일에 싸인 언더도그에게 ‘선수비 후역습’은 괜찮은 전술이다. 특히 배준호 같은 22살 이하 선수, 슈퍼 조커 김인균 등을 살린 역습 속도가 굉장하다”라고 평했다.

이민성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이 지난 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K리그1 FC서울과 경기에서 이긴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대전보다 순위표 세 계단 밑에는 광주가 있다. 3승2패(승점 9점)로 5위. 막 강등되어 K리그2로 떨어졌던 지난 시즌 누구도 경계하지 않던 팀을 K리그 역사상 최다 승점(86점·2018년 전북 현대와 동률) 우승으로 이끈 이정효 감독의 마법은 1부에서도 통한다. 개막전 승리 뒤 서울과 전북에 무득점 2연패로 주춤했던 광주는 곧장 인천을 5-0, 수원FC를 2-0으로 완파하며 신풍을 탔다. 구단 관계자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흥분의 도가니다. 오래 가길 바란다”라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

광주의 축구는 역동적이고 정교하다. 모든 선수가 모든 자리에서 쉼 없이 뛰면서 압박을 가하고 포지션을 교란하는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득점을 도모한다. 인천전에서 나온 두 번째 골 장면은 그 정수라 할 만하다. 전반 20분 엄지성이 상대 골키퍼의 패스를 가로챘고 이희균, 이순민, 정호연, 두현석, 아사니가 6번의 패스와 1번의 유효슈팅으로 조립한 찬스에서 파생된 세컨드볼을 다시 엄지성이 마무리했다. 페널티 박스 안에는 7명의 인천 선수가 있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광주의 공격수 아사니(오른쪽)가 지난달 18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K리그1 인천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대전의 미드필더 이시다 마사요시가 지난 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K리그1 FC서울과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포효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대전과 광주가 시즌 초 기선을 제압한 방식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두 팀 모두 많이 뛰고 강공 드라이브로 상대 혼을 빼놓았다. 대전은 경기당 인터셉트(34.8개)와 태클(9.8개)에서 리그 1위를, 광주는 경기당 슈팅(13.2개) 3위, 유효슈팅(5.4개) 2위를 기록했다. 각각 수비와 공격에 방점을 찍은 듯하지만 지난해 K리그2에서 대전은 리그 최다 득점(70골) 팀이었고, 광주는 최소 실점(32골) 팀이었다. 현재 대전은 가장 많은 골(11골)을 넣었고, 광주는 두 번째로 적게 실점(4골)했다.

우려되는 면은 있다. 박찬하 해설위원은 “대전은 포항 스틸러스전(0-0 무)에서 한 명 퇴장당한 포항 상대로 점수를 내지 못했다. 상대가 내려앉을 때 파훼법을 찾는 일이 보완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광주에 대해서는 “선수층이 깊은 편은 아니다. 날이 더워지고 (선수들) 발이 무거워지는 순간이 위기”라고 전망했다. 물론 간절함으로 쟁취한 1부 무대의 소중함은 당사자들이 잘 안다. 이민성 감독은 서울전 승리 뒤 “목표 상향은 시기상조다. 잔류가 목표”라고 했다.

광주는 8일 포항 방문 경기, 대전은 9일 수원FC 방문 경기에서 분투를 이어간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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