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韓, MSCI 선진지수 편입 준비 안돼…정부 개입 커”

지난해 관찰대상국 재등재 실패
“尹 ‘은행 공공재’ 발언, 갈 길 멀었다는 뜻”

(시사저널=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6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 연합뉴스

한국이 정부의 금융시장 개입 탓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 칼럼니스트인 슐리 렌은 5일(현지 시각) 사설을 통해 "한국 정부는 중국처럼 시장 간섭을 참기 어려워 보인다"며 "한국의 여러 조치에도 여전히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준비는 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2008년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있어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 명단에 올랐지만 외국인 요구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2014년 이 명단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6월 관찰대상국으로 재등재되는 데도 실패했다.

한국 정부는 근래 국내 증시의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 다양한 안을 내놓았다.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IRC)를 연내에 폐지하고,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오후 3시30분인 외환시장 마감 시간을 새벽 2시까지 연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해외 소재 외국 금융기관도 국내 외환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렌 칼럼니스트는 한국 정부의 이러한 외환시장 개선을 위한 선진화 방안이 시장 친화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얼라인파트너스 자산운용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은행 지주 7곳에 대해 "국내 상장 은행들은 해외 주요 은행 대비 극심한 저평가에 시달려왔다"며 주주 환원정책 도입 등을 촉구한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후 국내 은행주 주가가 올랐고 은행 지주 7곳 중 한 곳인 JB금융지주 주가는 올해 1월 37% 이상 급등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올해 2월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의 고금리로 국민이 받는 고통이 크다"며 '은행의 돈 잔치'로 국민들 사이에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하면서 은행주들의 주가 상승분은 반납됐다"고 설명했다.

렌 칼럼니스트는 "윤 대통령이 은행이 공공재적 시스템이라고 말하면서 논란이 됐다"며 "대통령이 간섭할 수밖에 없다면 한국 시장은 (MSCI 선진지수 편입에 있어)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뜻"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