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압구정·여의도 '토허제 1년 연장' 불만 토로…"자신 있으면 팔아봐"

박기현 기자 2023. 4. 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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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뉴스1> 이 찾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과 영등포구 여의도 등 일대 주민과 공인중개업소는 너나 할 것 없이 토지거래허가제 1년 연장에 불만을 표했다.

한양아파트 주민 김모씨(43)는 "토지거래허가제라고 하니 거래를 허락받고 해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갭투자를 막자는 취지의 제도일 뿐"이라며 "현재의 집값 상황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결과 정도로 생각한다"며 온도 차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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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시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재건축 속도나 내줬으면", "집값 반등 조짐에 따른 당연한 조치" 의견도
6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모습. 2023.4.6/뉴스1ⓒ News1 박기현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1년 전에는 기대도 안 했지만 이번에는 사실 기대가 컸어요. 전국에 다른 지역은 규제를 다 풀었으면서 우리만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어놓으면 형평성이 안 맞죠."(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주민 A씨)

6일 <뉴스1>이 찾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과 영등포구 여의도 등 일대 주민과 공인중개업소는 너나 할 것 없이 토지거래허가제 1년 연장에 불만을 표했다.

집을 마음대로 사고팔기 어려워 사유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주장부터 집값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현 시장 상황에서도 토지거래허가제를 풀어주지 않는다면 대체 언제 해주겠냐는 체념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 김모씨(48)는 "불과 2년 전에 평당 1억원을 훌쩍 넘던 아파트가 이제는 훨씬 아래로 내놔도 팔리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집값이 많이 올랐다 하더라도 집을 팔기 어렵게까지 해서 조절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같은 단지 주민 이모씨(63)는 "내 집도 내 마음대로 못 팔게 하냐"며 "자신 있으면 한번 팔아봐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같은 단지 주민 김모씨는 "이왕 토지거래허가제가 묶인 만큼 재건축이라도 속도를 내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전날 서울시가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했다. 이달 토지거래허가제 만료를 앞두고 있었던 이들 지역은 규제 기간이 내년 4월26일로 연장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상가·토지를 거래하려면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주거용의 경우 실거주 목적으로만 이용할 수 있어 전세를 끼고 집을 사고팔 수 없다. 갭투자가 차단돼 투기수요가 진입하기 어렵다.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시범아파트 모습 2023.4.6/뉴스1 ⓒ News1 박기현 기자

◇중개업소 "예상된 결과"…차갑게 식은 여의도주민 '민심'

공인중개업소들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이 예상대로였지만 아쉽다는 반응이었다.

현대아파트 인근에서 공인중개업을 하는 이길자 대표는 "오세훈 시장이 지금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풀지 않을 거라고 예상은 했다"며 "최근에 압구정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반등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보니 이런 조치를 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서 일하는 이예나 공인중개사는 "급급매가 소화된 건 사실이지만 1년 동안은 거래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고금리 상황이 풀리지 않으면 투기수요가 크지도 않을 텐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있어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이 아주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여의도 일대에서도 반응은 차가웠다. 시범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재건축을 앞둔 낡은 아파트다 보니 다른 데로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드는데 전세를 끼고 팔 수가 없으니 엄두도 못 낸다"고 전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인근 B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이미 팔 사람들은 급매로 대부분 소진했다고 봐야 한다"며 "이제는 거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이 당연한 조치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양아파트 주민 김모씨(43)는 "토지거래허가제라고 하니 거래를 허락받고 해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갭투자를 막자는 취지의 제도일 뿐"이라며 "현재의 집값 상황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결과 정도로 생각한다"며 온도 차를 보였다.

master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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