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부터 ‘셀프’로 받는 유도인 공로연금 [김창금의 무회전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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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대한유도회(회장 조용철)와 재단법인 한국유도원(이사장 김정행)이 최근 유도인 연금대상자를 선정하고 증서를 준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두 단체는 지난달 25일 경북 문경체육관에서 유도인 공로연금 수여식을 열고, 대한유도회 연금 대상자 4명과 한국유도원 연금 대상자 14명 등 18명에 대한 연금증서 수여식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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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금 기자의 무회전 킥]
사단법인 대한유도회(회장 조용철)와 재단법인 한국유도원(이사장 김정행)이 최근 유도인 연금대상자를 선정하고 증서를 준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종목단체에서는 보기 드물게 시도한 원로를 위한 연금제가 참신하지만, 두 단체 수장들이 모두 수혜자가 되면서 ‘셀프 선정’이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두 단체는 지난달 25일 경북 문경체육관에서 유도인 공로연금 수여식을 열고, 대한유도회 연금 대상자 4명과 한국유도원 연금 대상자 14명 등 18명에 대한 연금증서 수여식을 열었다. 이들 단체는 보도자료를 통해 “대한민국 유도의 발전과 보급을 위해 평생을 헌신해 오신 유도인들의 공적을 널리 알리고 후배 유도인들의 귀감으로 삼고자 공로연금 수여 대상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연금 액수는 30만원으로 많지 않고, 종목단체의 발전에 기여한 원로에게 일종의 복지제도를 만든 것이어서 그 뜻만으로는 탓할 것이 없다. 경제적 도움이 꼭 필요한 원로도 수상자 명단에 포함돼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한유도회 회장이 새 공로연금 제도의 첫 수혜자에 포함됐고, 대한체육회장까지 지낸 한국유도원 원장이 진즉에 대한유도회에서 연금을 받고있는 터라 모양새가 이상하다.
한국 유도는 과거 올림픽 메달 종목으로 관심을 받았지만, 현재 세계 톱이라고 할 수 있는 국내 선수는 없다. 과거와 달리 국제대회 성적 중심의 엘리트 체육 정책은 한계에 다다랐고, 워낙 힘든 격투기 종목이어서 새로운 자원의 충원이 쉽지 않다. 침체기라 볼 수 있다.
이런 까닭에 2020 도쿄올림픽에서 100㎏급에서 조구함이 은메달을 따고, 66㎏급의 안바울과 73㎏급의 재일교포 안창림이 동메달을 획득한 것을 두고 엄청난 일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여자부에서는 아예 입상자가 없었는데, 2024 파리올림픽에서는 여자부 57㎏급의 재일교포 허미미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은퇴한 안창림이나 새로 등장한 허미미 등은 국내가 아니라 일본에서 성장한 선수들인데, 이들의 도움을 받아 그나마 대중의 관심을 받는 형국이다.
살림살이가 넉넉한 것도 아니다. 문체부의 체육백서를 보면, 대한유도회의 재정자립도는 2020년 기준으로 30%를 밑돌았다. 대한체육회 산하 정식 가맹단체 대부분의 상황과 비교할 때 재정적 여유가 없다. 더욱이 대한체육회 종목단체 경영공시 자료를 보면, 과거 김정행 회장 시절과 비슷하게 현 대한유도회 회장의 출연금은 제로다.
건물 자산을 갖고 있는 한국유도원은 대한유도회와 별도의 단체이지만, 유도라는 큰 뿌리에서 나왔다. 한국유도원의 임대 사업 수입 등은 당연히 유도발전을 위해 써야 한다. 한국유도원 관계자는 “수익은 목적사업을 위해 쓴다”고 강조했지만, 대한유도회 회장을 연금 대상자로 정하면서 유도지원을 위한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의심케한다.
한 유도인은 “정말 생활고에 시달리는 원로가 있으면 이분들을 최대한 도와야 한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공로증서라는 명예로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30만원이면 아이들 도복 한벌 값인데, 이 돈을 모아 유소년 유도 발전을 위한 장학기금을 만드는 방법도 있다. 두 단체의 수장이 30만원~50만원의 연금을 챙기고 있으니 후배 입장에서 참 부끄럽다”고 말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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