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시장에 흥미로운 車 등장"···美 강타한 국산 야심작
전기차 격전지서 정면승부 출사표
"美서 790개 딜러 서비스망 구축"
윤승규 법인장, 시장 공략 자신감
스텔란티스도 전기 픽업트럭 공개
‘2023 뉴욕국제오토쇼’ 미디어 행사가 열린 5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 재비츠센터 내 기아 부스. 미디어 파사드 역할을 하던 하얀 베일이 걷히면서 기아의 중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인 EV9 2대가 무대에 나타났다. 현장에 모인 수십 명의 기자들과 유튜버, 업계 관계자들은 북미 지역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EV9의 실물에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박수를 쳤다. 기아 관계자들의 프레젠테이션이 끝나자마자 유튜버들과 기자들은 차량을 직접 살피고 카메라에 담으며 보도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미국 SUV 시장에 흥미로운 차량이 등장한 것 같아요.” 현장에서 만난 자동차 전문지 기자 애매드 쿠라이시는 “이번 뉴욕오토쇼에서 가장 기대했던 차량이 EV9 이었는데 실물은 기대에 부응하는 수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EV9은 북미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차량 부문 중 하나인 3열 시트 SUV 시장을 정조준한 전기차”라며 “그동안 볼보와 리비안을 제외하면 이 분야 SUV는 없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소형 세단 등 상대적으로 개발하기 쉬운 영역을 넘어 전기차가 판매량이 많은 주류 제품군으로 진입한 사례라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975년 자동차 판매의 80%를 차지하던 세단은 2021년 기준 점유율이 26%로 떨어졌다. 반면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픽업트럭과 SUV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SUV와 픽업트럭은 그만큼 수요가 많고 경쟁도 치열한 영역이다. 기아의 EV9 출시는 북미 전기차 시장의 격전지에서 정면승부를 하겠다는 출사표인 셈이다.
북미 최대 히트 상품인 텔루라이드와 동급의 전기차를 내놓은 것부터 SUV로 쌓은 명성을 전기차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윤승규 기아 북미권역본부 및 미국판매법인장(부사장)은 “텔루라이드는 2019년 2월 출시 후 생산을 늘려도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인기 모델이고 이에 그동안 북미 지역의 딜러들은 새로 나오는 중대형 SUV 전기차는 텔루라이드 EV여야 한다고 요청해 왔다”며 “현재 딜러들은 EV9에 대해 ‘이걸 원했던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행사에서 주력 차종의 전기차 신차를 선보인 업체는 기아뿐 아니다. 스텔란티스그룹의 픽업트럭 브랜드 램(RAM)은 이날 최대 주행거리가 800㎞에 이르는 전기 픽업트럭 ‘램 1500 REV’의 실물을 공개했다. 최대 6350㎏을 끌 수 있어 내연기관 모델인 램1500 TRX(3674㎏)보다 오히려 견인 성능이 더 높다. 램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크 코벌은 “전기차는 더 이상 성능에 제약이 없다”며 “마력과 출력·토크 모두 최대치에 달한다”고 말했다. 픽업트럭은 2022년 미국 연간 최대 판매 차량 1위부터 5위 중 3개(포드 F시리즈, 쉐보레 실버라도, 램 픽업)가 포함될 정도로 미국 내 최대 인기 차종이다.
클린테크니카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76만 2883대를 기록했다. 기아 측은 무공해 차량(ZEV·Zero-Emission Vehicle) 규제가 본격화된 후 2030년이 되면 미국에서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연간 650만 대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가 앞다퉈 인기 차종을 전기차로 선정한 것은 이 때문이다. 정면 승부할 전기차가 없는 브랜드는 규제에 따라 예정된 수요 증가의 과실을 놓치는 셈이다.
윤 법인장은 “내년 미국 시장에 100종의 전기차 신차가 출시되고 2026년까지 150개의 새로운 전기차가 나올 예정”이라며 “이 중 누가 승자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테슬라와 직접 경쟁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현재 전기차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압도적인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기아 EV6는 미국 내 판매 중인 전기차의 서비스인덱스(CSI)에서 고객 만족도 1위를 했다. 전기차 전용 브랜드들은 서비스망이 없지만 기아는 미국에서 790개의 딜러를 통한 전기차 서비스망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량생산이라는 테슬라의 강점을 현대차·기아는 갖지 못할 것인가”라며 “현대차·기아도 향후 생산량이 400만 대로 올라갈 것이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브라카다브라'…아이오닉5 '디즈니 한정판' 나왔다
- 법원 '조민 입학취소는 정당'…의전원 졸업 자격 상실되나(종합)
- '남의 차 음주운전' 신혜성, 징역 2년 구형…정신적 고통 호소
- 단팥빵 4500원·냉면 18000원…'백종원 사장'도 손님도 '못 살겠슈'
- '일본에 져도 분해하지 않는 한국…바람직' 日교수 주장
- 마스크 벗은 봄 '꿀광'이 대세…품절대란 난 7900원 이 제품
- '이게 30만원대? 가격 실화냐' 삼성 예고한 ‘역대급 가성비’
- '다시 합치자'…전처·아들에 흉기 휘두른 50대
- 흰 바지 입은 여성에 빨간 스프레이 '칙'…잇단 테러에 비상
- '여친 돈으로 결혼비용 쓰고 내 빚도 갚으면 안 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