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선거마다 바뀐 전주을 민심에 촉각…"경각심 가져야"

하지현 기자 2023. 4. 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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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당내 "소수당에 밀려…긴장해야" 지적
"거대양당 정치에 텃밭서 염증 느낀 것"
지도부는 '무공천' 강조…"尹 심판 의미"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진보당 강성희 전주을 국회의원선거 후보가 6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지지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4.06. pmkeul@nwsis.com


[서울=뉴시스]하지현 기자 = 전북 전주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진보당 인사가 당선된 결과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표면적으로는 국회 정치의 '다양성'을 기대하는 모습이지만, 내년 총선으로 이어질 현지 민심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6일 전북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전주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강성희 진보당 후보가 전체 유효투표 가운데 1만7382표(39.07%)를 얻어 당선됐다.

이에 따라 진보당은 지난 2020년 창당 이후 처음으로 국회 원내에 입성하게 됐다. 민주당에서 탈당한 뒤 재선에 참여했던 임정엽 무소속 후보는 1만4288표(32.11%)를 얻어 석패했다.

이번 전주을 재·보궐 선거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주 민심의 바로미터로 주목받고 있다. 전주을의 경우 지난 20대 총선에서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과 21대 이상직 전 민주당 의원이 번갈아 당선됐다.

진보당 후보가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것을 놓고, 민주당 내 일각에서는 거대 양당 정치에 거리를 두는 지역 민심이 반영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의당의 대안적 역할을 의심하는 표심이 향후 진보당을 다시 지지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초 민주당은 이번 전주을 선거에서 이상직 전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치러짐에 따라 책임 차원에서 후보를 내지 않았다. 다만 전북 완주 군수를 두 번 지낸 민주당 출신 임정엽 후보가 당의 무공천 방침에 반발해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이후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임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하면서 사실상 공천에 관여했다는 지적과 함께, 임 후보가 당선될 경우 다시 복당을 논의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진보당 강성희 전주을 국회의원선거 후보가 6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지지자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2023.04.06. pmkeul@nwsis.com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진보당 후보의 당선은 한국 정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본다"면서도 "당이 긴장감을 가져야 한다. 오히려 소수당에 밀린 상황이라고 생각하는 게 앞으로 전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이 공천을 안 했다는 걸 고려하면 다소 제한적이긴 하지만, 현재 의석이 하나도 없는 소수당 출신 후보의 당선은 결국 민주당도 텃밭에서 아웃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향후 진보당 행보를 두고는 "사회·경제적인 측면에서 더 진보좌파의 색깔을 내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과 차별화해야지, 너무 공동 전선으로 갈 경우 국민들이 왜 진보당을 선택했는지가 불분명해진다"고 덧붙였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도 "소수당이 국회에 들어올 수 있는 길이 생겨 다행이라고 본다"면서도 "전체적으로 정치에 대한 염증이 반영된 것 같다.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이나, 득표율이 그렇게 썩 높진 않지 않나. 체면이 안 산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의 실정 등 워낙 큰 이슈들이 많다 보니까 전반적으로 좀 묻힌 선거"라며 "(당에서) 지원한다고 해도 크게 투표율이 올라가지 않는 이상 (유리한) 결과를 만들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선거 결과가 여당과 현 정부에 대한 불만에 따른 것으로 해석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민주당은 약속대로 후보를 안 냈고, 지역 유권자의 뜻에 따라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임정엽 무소속 후보와 관련해서는 "우리 당이 아닌데 어떻게 평가를 하나"라며 선을 그었다.

지도부 인사를 지낸 다른 의원은 "무소속으로 유망하게 거론되던 임정엽 후보가 전과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다 보니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전체적으로 저조한 투표율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큰 것 때문"이라고 했다.

또 "울산의 경우 워낙 지역 자체가 보수적이어서 우리 당 최덕종 후보가 이기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는데 이겼다"며 "윤석열 정부 실정이 상당히 광범위한 민심 이반을 부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임 후보가 실제로 당선될 경우 복당 문제가 재차 언급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진보당 후보의 당선이 오히려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을 통해 "낮은 참여율 속에 치러진 선거였지만, 그 속에 담긴 민의를 깊이 새겨 국민에게 더욱 다가가는 민주당이 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judyh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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