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크림반도 문제, 러 점령지 되찾으면 협상 가능”

신기섭 2023. 4. 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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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고위 보좌관이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러시아에 점령당한 땅을 되찾으면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의 미래 문제는 협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그의 발언은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4월 이후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을 중단한 이후 우크라이나의 협상 관련 관심사를 가장 분명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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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침공]

지난달 18일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에서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9주년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세바스토폴/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고위 보좌관이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러시아에 점령당한 땅을 되찾으면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의 미래 문제는 협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최근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의 발언 가운데 종전 협상 조건을 가장 명확하게 제시한 것이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부실장은 5일(현지시각)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전략적 목표 달성에 성공하고 크림반도 경계까지 도달하면, 이 문제(크림반도의 미래)를 논의할 외교적 페이지를 열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우리 군을 통해 (크림반도를) 해방시키는 것을 배제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1997년부터 우크라이나 외교부에서 일해온 외교관 출신이다.

러시아군은 크림반도와 연결된 땅인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남쪽 지역 전체를 점령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30일에는 헤르손주를 인근 자포리자주, 동부 돈바스의 2개 주와 함께 자국 영토로 병합했다. 이 때문에 시비하 부실장의 발언은 적어도 헤르손주를 완전히 되찾은 뒤에야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그의 발언은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4월 이후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을 중단한 이후 우크라이나의 협상 관련 관심사를 가장 분명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4월 초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 인근 지역인 부차에서 민간인 학살을 벌인 게 확인되자 러시아와의 협상을 중단했다. 그 이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크림반도까지 되찾겠다고 공언해왔다.

시비하 부실장의 발언은 전쟁이 크림반도까지 번질 것을 경계하는 서방 일각의 우려를 누그러뜨릴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서방의 일부 관리들은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 탈환을 시도할 경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까지 동원해 대응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워싱턴 주재 영국 대사관의 무관으로 있는 팀 우즈 해군 소장은 “크림반도 내 군병력 밀집도와 우크라이나군이 이 지역으로 진입하는 것이 뜻하는 바를 고려할 때, 크림반도 문제는 정치적 해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빠르게 사태를 해결할 군사적 해법이 없다고 생각하며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조건이 무엇인지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이날 <자유유럽방송>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크림반도 근처까지 진출하는 데는 앞으로 5~6달 정도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많은 사람은 크림반도가 다시 우크라이나 땅이 되는 데까지 20년 또는 50년쯤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금 크림반도를 해방시킬 조건이 만들어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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