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나는 주호영 “무한한 인내의 시간…민주당, 다수 의석으로 입법폭주”

저는 종종 원내대표 직업을 극한 직업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만, 특히 여소야대 상황에서 공수가 교대되는 정권 초 1년은 초극한 직업이라고 할 만큼 여러 가지 고충이 많았습니다.
- 오늘,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오늘(6일)국회에서 원내대표 퇴임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지난해 9월 원내 지휘봉을 잡은 지 6개월여 만으로, 당규상 원내대표의 임기는 선출된 날로부터 1년이지만, 주 원내대표는 선출 당시 권성동 전 원내대표의 잔여 임기까지만 수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바른정당과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에 이어 3번째로 맡았던 원내대표.

주 원내대표는 6개월여 간의 원내대표 시절을 "무한한 인내의 시간" 이었다고 표현했습니다.

■ "민주당, 다수 의석 무기로 입법 폭주"

주 원내대표는 자신의 임기가 "윤석열 정부의 첫 1년과 겹치는 시기였다"며 "새 정부의 첫 1년은 여야의 공수가 교대되는 시기고, 5년간의 국정 계획 초석을 놓는 시기"였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퇴임 마지막 기자회견의 상당 부분을 원내 협상 상대였던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비판에 집중했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압도적인 다수 의석을 무기로 사실상 대선 결과에 불복하면서 이재명 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방어하는 데만 골몰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민주당이 자신들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노란봉투법과 방송법, 양곡관리법 등 자신들이 여당일 때도 추진하지 않던 법안들을 강하게 밀어붙였다"고 말했습니다.

또 "민주당이 위장 탈당을 통한 안건조정위원회의 무력화, 습관적인 본회의 직회부 등 국회 선진화법에서 규정한 절차적 민주주의를 모두 형해화해 입법 폭주를 계속했다"며 "국무위원에 대한 불신임을 남발하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성숙도를 급전직하로 후퇴시켰다"고 비판했습니다.

■ "정치와 협치의 공간 넓히려 노력"

임기 중 성과로는 윤석열 정부 집권 첫해 예산안을 연내 합의 처리하고,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여야 합의로 끝낸 점 등을 꼽았습니다.

또 "'K칩스법'을 비롯해 89건의 국정과제 법안을 여야 합의 처리한 것과 선거제 개편을 위한 전원위원회가 열릴 수 있게 된 것도 성과라면 성과"라고 자평했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정치와 협치의 공간을 최대한 넓히려고 노력했다"며 "민주당과 원내지도부 오찬 회동을 정례화해서 치열한 대결 속에서도 소통과 상호 이해의 끈을 놓지 않았고 날선 어조 속에서도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려고 노력했다"고 말했습니다.

■ "후임 원내지도부, 의원 간 화합·소통 신경 써야"

후임 원내지도부를 향한 조언으로는 "의원들 간 화합과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화합하고 단결하면 엄청난 힘을 낼 수 있지만, 아무리 큰 조직도 분열·불화하면 조직이나 국가나 패망하는 경우 많이 보지 않았느냐"며 "여당은 국민과 역사 앞에 무한 책임을 진다"며 야당과 정쟁에 집중하기보다는 민생을 챙기고 국정과제를 뒷받침하는 일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에서 승리해야만 여소야대 상황을 극복하고 우리의 국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국민의힘은 내일(7일)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합니다.

앞으로 1년, 야당과 함께 협상에 나설 새 원내대표 자리를 놓고는 4선의 김학용과 3선의 윤재옥 의원이 경쟁하고 있습니다.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강병수 기자 (kbs0321@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