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물의 대가’ 김홍선 감독 “멜로 연출하고파, 대본 많이 왔으면”[EN:인터뷰]

[뉴스엔 박수인 기자]

김홍선 감독이 멜로 연출 바람을 드러냈다.

김홍선 감독은 4월 6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쿠팡플레이 시리즈 '미끼'(극본 김진욱/연출 김홍선) 파트1 종영 인터뷰에서 '장르물의 대가'로 불리고 있음에도 멜로를 연출하고 싶다고 밝혔다.

OCN '보이스', '손 the guest',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쿠팡플레이 '미끼' 등을 연출한 김홍선 감독은 '장르물의 대가' 수식어를 얻은 것에 대해 "'장르물'이라는 한 길을 계속 가고 있는데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있더라. 의도한 건 아닌데 제가 고르거나 제게 오는 작품들이 그쪽 과였다. 예전에 '손 the guest' 끝나고 인터뷰하면서 '멜로하고 싶다'고 한 적 있는데 그 후로 멜로 대본이 엄청 많이 왔다. 대본을 정말 많이 받았는데 문제는 안 읽히더라. 방송된 작품도 많은데 저는 재미가 없더라. 성향인 것 같다. 안 하려고 한 것도 아니고 좋아하는 걸 좇다보니까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장르물의 매력으로는 "사람 성향이긴 하겠지만 콘텐츠라고 하면 이해를 해야 하지 않나. 저는 스릴러, 미스테리, 추리 쪽을 좋아하는 것 같다. 소설도 추리 쪽을 많이 읽는 편이다. 성향이 그쪽인 것 같다. 그런 쪽에 관심도 많다"며 "멜로 드라마를 못 보겠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멜로 작품은 중국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다. 그건 되게 좋아한다. 우리나라에서 하는 로맨틱 코미디와는 조금 다르지 않나. 제가 하고 싶은 멜로 드라마를 흔히 돈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김홍선 감독은 "저는 기승전 멜로다. 멜로 작품 (대본)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면서도 "제가 원하는 멜로가 소위 말하는 돈 되는 멜로가 아니라서 될 지 안 될 지 모르겠다. 제가 어떤 멜로를 하고 싶다고 했을 때 '그게 되겠냐' 하는 경우도 있었다. 제가 원하는 건 영화 '파이란' 같은 멜로인데 요즘은 잘 안 하려고 하더라. 만약 하게 된다면 배우들 나이대는 좀 있을 것 같다. 젊은 사람들의 사랑은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연출 작품을 고르는 기준으로는 "기본적으로는 연출을 하고 싶어야 한다. 내가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이 생겨야 한다. 기준은 가리지 않는데 장르도 감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동이 있는지, 작품이 얘기하려는 게 무엇인지 뚜렷한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손 the guest'가 큰 호평을 얻은 만큼 시즌2, 영화화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감도 컸다. 이와 관련 김홍선 감독은 "저도 그 얘기가 아직 안 끝난 느낌은 있다. 시청자 분들도 얘기가 더 남았다고 생각해서 시즌2 얘기를 많이 하시는 것 같다. 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시리즈를 염두하고 가는 경우가 많이 않기 때문에 뭐라 말을 못 하겠다. 시도는 몇 번 있었는데 여러 면에서 어그러졌다. 제가 아는 이유, 모르는 이유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뭐가 됐든 저는 시즌2를 안 하는 게 원칙이다. 제작은 할 수 있겠지만 연출로서는 그렇다. 왜냐하면 할 게 너무 많다. 이야기 할 게 많은데 똑같은 구조의 이야기를 또 해야 하지 않나. 그게 재밌을까 잘 모르겠다. 제작자로는 당연히 해야겠지만 연출자로서는 잘 모르겠다. 시즌2를 하게 되면 제작기간이 굉장히 길다. 그 시간에 똑같은 작품을 또 해야 할까 라는 생각이 있다"고 개인적인 생각을 밝혔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에 이어 '미끼'로 OTT를 통해 작품을 공개한 소감도 밝혔다. 김홍선 감독은 "OTT는 환상, 앞으로 갈 방향이긴 한 것 같다. 후배들이 부러운 건 '할 게 많겠다, 재미있겠다' 싶어서다. 연출자 입장에서는 최고다. 저는 방송사에서 시작해서 여기까지 왔으니까, 경험해 본 바에 의하면 방송국이 사실상 힘들다. 광고라는 베이스가 한계가 있지 않나. 정해진 부분 안에서 나눠 먹으니까. OTT는 투자가 다르고 그로 인해 환경이 달라진다. 현장이 편해진 이유도 OTT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일부러 방송사 작품은 안 하고 OTT는 한다는 게 아니라 좋아지는 방향으로 가야할 거다. 방송사와 OTT와의 싸움에서 여러가지 방법론이 있다. 협업하고 같이 방송하고 순차적으로 방송하는 작업이 벌어지고 있으니까. 결국 환경에 대한 문제이지 않나. 할리우드 스튜디오처럼 만들기는 힘들겠지만 좀 더 좋은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을 통해 글로벌 OTT의 힘을 느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외국인들이 본다는 것 자체가 신선했다. 외국인들 반응이 올라오면 남달랐다. '이럴 수 있구나, 이렇게 보여질 수 있구나' 했다.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이런 세상이 왔구나' 싶고 재밌더라. 나라별로, 대륙별로 보는 시선들도 좀 다른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김홍선 감독은 쉬지 않고 작품을 선보이는 원동력으로 '일의 재미'를 꼽았다. 김 감독은 "뜻하지 않게 그렇게 됐다. 촬영할 때 다음 작품 얘기를 하고 있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며 "아직 우리 세대는 일할 때도 일하고 놀 때도 일한다. 일하는 게 노는 거다. 시간이 많아도 결국 일로 푸는 것 같다. 일하는 게 재밌고 즐거우니까 계속 하는 거다. 막상 놀러가면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놀라고 하면 할 게 없는 느낌이다. 오히려 당황스럽다. 일을 하면 좋고 행복하기 때문에 힘들진 않은 것 같다. 현장에 있는 게 제일 좋다는 게 그런 이유다. 그냥 밤새우는 건 힘든데 촬영하라고 하면 밤새워서라도 하겠다"고 일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드러냈다. (사진=쿠팡플레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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