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엄마’ 10명 중 7명 산후우울감, 주로 “혼자 참는다”[플랫]

플랫팀 기자 2023. 4. 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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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만 15세~24세)에 아이를 출산한 청소년부모 10명 중 8명은 양육비 부담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청소년의 경우 10명 중 7명이 산후우울감을 느꼈다. 정부의 양육비 지원을 두고는 ‘도움이 되지만 금액을 더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여성가족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청소년부모 현황 및 아동양육비 지원 실증연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7월부터 중위소득 60% 이하 청소년부모 가구에 자녀 1인당 월 20만원의 양육비를 지원하는 ‘청소년부모 아동양육비 지원 시범사업’ 대상자 40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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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7% “양육비 부담”…적정 지원금은?

청소년부모의 평균 연령은 22.5세로 나타났다. 만 20세 이하 비중은 8.3%였다. 임신 당시 평균 연령은 21.2세였으며, 첫 출산을 미성년자(만 18세 이하)일 때 경험한 비율은 14.1%였다.

청소년부모 대다수가 양육비 부담을 겪었다. 응답자 79.7%가 ‘자녀 양육비가 부담된다’고 답했다. 청소년부모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7.8%로 자녀가 없는 다른 청소년(29.6%)보다 2배 높았다. 또 취업하지 않은 사례에서 가장 큰 이유는 ‘육아 부담(77.8%)’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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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부모는 수입이 적고 고용형태도 불안정한 편이다. 취업 중인 청소년부모의 54.7%가 비정규직이었다. 월평균 임금은 175만원이었다. 성별로 보면 여성이 138만원으로 남성(261만원)보다 수입이 적었다. 노동으로 버는 임금과 지원금 등을 더하면 청소년부모 1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96만원이지만, 월평균 지출도 223만원으로 적지 않았다. 지출에서는 식비(60만원)와 양육비(41만원)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청소년부모 현황
‘어린 엄마’ 10명 중 7명이 산후우울감 느낀다

응답자 96.5%는 ‘정부의 양육비 지원이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다만 양육비 지원 적정 단가는 현행 20만원의 2배인 ‘40만원’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49.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정부 지원 양육비는 ‘아이 식료품 및 의류·기저귀 구매비’(55.6%) ‘식비’(26.3%) 등으로 많이 썼다.

돌봄 분야에서도 어려움이 많았다. 청소년부모의 55.8%가 ‘직접 자녀돌봄을 담당하고 있다’고 답했다. 37.8%는 보육시설(어린이집)을 이용했다. 청소년부모의 24.7%는 ‘긴급하게 돌봄이 필요할 때 도와줄 사람이 없다’고 응답했다.

자녀가 혼자 있을 때 바라는 서비스로는 ‘어린이집 야간보육 활성화’가 47.7%로 가장 많았다. ‘정부지원 아이돌봄 서비스 긴급돌봄 활성화’가 38.3%로 뒤를 이었다.

母, 학교 자퇴하고 산후우울감…혼자 참는다

청소년기 출산은 여성에게 특히 큰 부담이었다. 여성 응답자 15.8%가 ‘임신·출산으로 학업을 중단했다’고 했다. 학업 중단 시기는 ‘대학 이상’이 53.1%, ‘고교’가 46.9%로 나타났다.

학업중단 사유는 ‘임신·출산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는 것이 싫어서’가 45.2%로 가장 높았다.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서’가 33.1%로 뒤를 이었다.

청소년 산모의 68.3%는 ‘출산 후 산후우울감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의료기관이나 전문상담센터를 찾은 경우는 9.9%에 그쳤다. 청소년부모 96.1%가 ‘출산을 스스로 결정했다’고 답했지만, ‘원해서 임신을 한 것’이라는 응답은 41.3%로 비교적 낮았다.

청소년부모는 심리적 위기에 자주 처하지만 외부의 도움은 미비했다. 응답자 20.1%가 ‘자주 또는 항상 우울감을 느꼈다’고 답했다. 우울·외로움 등을 해소하는 방법으로는 ‘혼자서 참는다’가 51.6%로 가장 많았다. ‘친구나 가족에게 이야기한다’는 31.3%였다.

여가부는 ‘가족센터 맞춤형 사례관리’ 수행기관을 늘리고 학업 유지, 주거지원 등 서비스를 강화할 예정이다.

김숙자 여가부 가족정책관은 “이번 연구로 자녀 양육과 경제활동, 본인의 성장을 위한 학업 병행 등 삼중고의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부모의 정책수요를 파악할 수 있었다”며 “향후 다양한 지원 방안을 더욱 적극적으로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 조해람 기자 lennon@khan.kr

플랫팀 기자 areumlee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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