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리그테이블]①힘들었던 2022년 '숫자로 나타났다'

김민성 2023. 4. 6. 14: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삼성·SK·LG·현대차·한화그룹 비금융 상장계열사 분석
/그래픽=비즈워치
지난해 한국 산업계는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였다. 코로나19 여파가 가시지도 않은 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겹쳐 공급망 악화가 이어졌다. 중국의 봉쇄정책에 산업계 기반이 흔들린다는 우려까지 나오며 악화일로의 상황을 마주했다. 분명 힘들었던 한 해였지만 기업들은 쉽게 꺾이지 않았다. 불확실성에 대비한 총력전 속 변화와 성장도 있었다. 비즈워치는 삼성·SK·현대자동차·LG·한화 등 5개 기업군을 선정, 사업보고서를 통해 △실적 △투자 △부채비율 △연봉 △이사진 △배당 정보를 기반으로 지난해 사업현황과 나아갈 길을 집중 분석했다. [편집자]

영업실적은 '해당 기업이 얼마만큼 팔아 어느정도 이익을 올렸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그 해 기업의 경영 성과를 가장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데이터로 가장 먼저 꼽힌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와 금리 인상 등 기업들이 경영활동을 펼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됐다. 이는 기업 실적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룹내 비금융 상장사 기준으로 작년 삼성전자, LG, SK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으로 기업들과 일반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형 성장에 성공한 곳도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고부가 모델 판매량이 늘면서 영업이익이 30% 가까이 늘었다. 한화도 그룹 차원에서 육성해온 태양광과 방산 사업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경기침체 직격탄 맞은 삼성·SK·LG

비즈워치가 삼성·SK·현대자동차·LG·한화 등 5개 기업군의 주요 비금융 상장 계열사 실적을 종합한 결과 삼성전자, SK, LG는 지난해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을 기록했다. 

2022년 5대 그룹 비금융 상장 계열사 합산 매출·영업이익 / 그래픽=비즈워치

실적감소의 원인은 그룹 내 주력 사업이 어려움을 겪어서다. 지난해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반도체가 주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직격탄을 맞았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으로 소비가 위축된 영향이다. 같은 이유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 사업도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우선 삼성그룹(비금융 상장 계열사 11곳 기준)은 지난해 5대 그룹 중 가장 많은 총 51조237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9.3% 줄어든 수치다. 이 중 삼성전자는 43조3766억원을 벌어들이며 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84.7%를 담당했다. 다만 2021년(91.4%)에 비해선 비중이 줄었다. 

삼성전자 비금융 상장 계열사 영업이익 변화 / 그래픽=비즈워치

삼성전기 실적 역시 감소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전년 대비 20.5% 감소한 1조182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부품 공급처인 삼성전자가 부진한 영향이다. 이에 더해 중국 정부의 코로나 봉쇄로 주요 고객사인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까지 부진에 빠지면서 역성장 했다.

지난해 삼성 실적을 이끈 계열사들은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작년 삼성물산 내 바이오와 건설 부문은 각각 9420억원, 87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삼성SDI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성장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약 70%가량 증가했다. 전기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필수품인 배터리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9836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보다 73.4%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100% 자회사 편입과 함께 수주 확대 및 공장 가동률 상승 등으로 외형 확대에도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SK그룹 비금융 상장 계열사 영업이익 변화 / 그래픽=비즈워치

SK그룹도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SK그룹 내 계열사 12곳의 영업이익 합계는 전년 대비 23.5% 감소한 13조4731억원이었다. 

SK그룹이 지난해 어려움을 겪은 가장 큰 이유는 SK하이닉스의 부진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1년 영업이익 12조4103억원을 거둬들이며 SK그룹 내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지난해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부진하면서 전년보다 45.1% 급감한 6조809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 기간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0.5%에서 50.5%로 20%P(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 SK의 버팀목이 된 곳은 자원개발 관련 계열사들이다. SK이노베이션은 고유가 영향으로 지난해 4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021년에 비해 124.9% 늘어난 수준이다. SK가스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270.1% 증가하며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석유가스(LPG)의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 실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적자전환 계열사도 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와 SK바이오팜이다. SKIET 부진의 원인은 낮은 공장 가동률로 꼽힌다. SKIET는 리튬이온배터리에 사용되는 분리막(LiBS)이 주력이다. 최근 중국 업체들이 분리막 공장을 공격적으로 증설하고 있어 경쟁이 심화됐다. SKIET의 지난해 주요 공장 가동률은 50%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1394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이는 미국 내 영업활동에 집중하면서 마케팅과 세일즈 인력 보강에 따른 판매관리비가 12.7% 늘어난 탓이다. 또 금리 인상 및 달러원 환율 강세로 금융비용만 전년 대비 270.6% 급증한 357억원을 지출했다.

LG그룹 비금융 상장 계열사 영업이익 변화 / 그래픽=비즈워치

LG그룹도 지난해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LG전자를 비롯한 그룹 9개 상장 계열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6조3345억원이다. 13조6505억원을 기록한 2021년 대비 53.6% 줄었다.

그룹 내 하락 폭이 가장 두드러진 상장 계열사는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다. 두 회사는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으로 각각 석유화학제품과 TV 수요가 위축된 영향을 받았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2조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직전 연도인 2021년 2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둔 후 1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다만 LG가 신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은 눈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7820억원을 거뒀다. 이는 국내 배터리 업체 3곳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불황 속에서 성장한 현대차·한화

현대차그룹과 한화그룹은 지난해 대외환경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성장에 성공했다. 두 그룹은 공통적으로 방산 관련 계열사 실적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여러 국가들이 군비 확충에 나서면서 대규모 수주가 늘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비금융 상장 계열사 영업이익 변화 / 그래픽=비즈워치

현대차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9조8198억원, 7조233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47%, 42.8% 증가한 수치다. 이익률이 높은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판매량이 늘어난 덕분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SUV의 판매 비중은 각각 51.5%, 66.8%로 전년대비 각각 4.2%P, 8.9%P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는 주요 차량 부품 수급에 숨통이 트이면서 수익성 확보에 속도를 더했다.

현대글로비스 역시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현대글로비스는 2021년보다 59.7% 늘어난 1조798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현대차와 기아 등 주요 고객사의 차량 물동량이 늘어난 영향이다. 

현대로템의 지난해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84.9% 증가했다. 방산 분야에서 대규모 수주를 여럿 확보한 덕분이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8월 폴란드로부터 4조원 규모의 방산부문 수주를 추가로 따내기도 했다. 현대로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3조890억원의 수준잔고를 확보해 둔 상태다. 

한화그룹 비금융 상장 계열사 영업이익 변화 / 그래픽=비즈워치

한화그룹 내 주요 비금융 상장 계열사를 살펴보면 석유화학 업황 부진에도 한화솔루션이 성장세를 기록한 점이 눈에 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그룹 차원에서 육성하고 있는 태양광 사업이 지난해 턴어라운드(반등)에 성공한 덕분이다.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지난해 1분기까지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아픈 손가락'으로 꼽혔다. 하지만 태양광 사업 호조로 지난해 2분기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3분기 부터 케미칼 부문의 영업이익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하며 환골탈태에 성공했다. 

방산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이 회사는 전년 대비 36.1% 증가한 영업이익 377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상 방산 분야가 크게 성장했다. 지상 방산 분야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103억원으로 2021년(907억원) 대비 132% 증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체 영업이익의 55.8%에 달하는 수준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0월 폴란드와 3조2000억원 규모의 K-9 자주포 초도 물량 수출분이 실적에 반영되며, 지난해 4분기 실적이 크게 상승했다. 수주잔고 역시 넉넉하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는 19조7772억원으로 전년 대비 289.9% 늘었다. 

김민성 (mnsung@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