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헬기 인저뉴어티 ‘가장 빨리 가장 높이’ 날았다 [아하! 우주]

[서울신문 나우뉴스]

화성 하늘을 나는 인저뉴어티의 그래픽 이미지

인류 역사상 최초로 화성의 하늘을 날며 신기록을 써내려간 미 항공우주국(NASA)의 소형 헬리콥터 ‘인저뉴어티’(Ingenuity)가 또다시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NASA 제트추진연구소는 인저뉴어티가 49번째 비행에서 두가지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며 성공적인 임무 수행을 자축했다.

이번에 인저뉴어티가 세운 기록은 '가장 높이, 가장 빨리'다. 앞서 지난 2일 인저뉴어티는 화성 표면을 박차고 올라 최고 시속 23.3㎞, 최대 고도 16m를 기록했다. 기존 기록은 각각 시속 21.6㎞, 14m.

인저뉴어티가 이륙해 비행하는 실제 모습으로 실제보다 빠른 속도로 편집됐다. 이 영상은 화성탐사로버 퍼서비어런스가 촬영했다. NASA

지난 2021년 2월 18일 화성 탐사로버인 퍼서비어런스에 실려 화성에 도착한 인저뉴어티는 2개월 후인 4월 19일 지구 밖 행성에서 인류 역사상 최초로 40초 동안 3m까지 상승했다가 착륙하는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놀라운 사실은 당초 인저뉴어티가 총 5번의 시험비행만 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같은 예상을 훌쩍 뛰어넘어 지금은 50번째 비행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지금도 기록을 경신할 정도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퍼서비어런스의 화성 착륙과정과 모습(그래픽)

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NASA에 따르면 인저뉴어티는 49회의 비행 동안 총 86.7분 공중에 머물렀으며 1만 1224m 거리를 비행했다. 그러나 말처럼 화성에서의 '날갯짓'이 쉬운 것은 아니다. 지구 대기의 1% 정도로 희박한 화성 대기층에서 날아야하기 때문.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인저뉴어티는 혹독한 화성 환경에서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화성 표면 위를 날고있는 인저뉴어티(오른쪽)와 퍼서비어런스로 가상 그래픽 이미지. NASA

동체가 티슈 상자만한 인저뉴어티는 너비 1.2m, 무게는 1.8㎏으로 탄소섬유로 만들어진 날개 4개가 분당 2400회 회전한다. 이는 보통 헬리콥터보다 8배 빠른 속도다. 인저뉴어티에는 2개의 카메라와 컴퓨터, 내비게이션 센서가 탑재되어 있으며, -90°C까지 떨어지는 화성의 밤 날씨를 견디기 위해 태양열 전지도 갖추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