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주춤하다 싶더니 ‘감기’ 극성···입원환자 작년보다 17배↑
만 4세 아이를 둔 직장인 A씨(38)는 최근 아이의 감기 때문에 한차례 고생을 했다. A씨는 “열흘 전 아이가 고열이 나고 콧물, 목아픔, 눈꼽이 자주 생기는 증상을 보여 병원에서 감기약을 먹었는데 열만 내리고 나머지 증상은 여전히 남아서 고생하고 있다”며 “어린이집 또래 친구들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이라고 들었다”고 했다. A씨도 아이를 간병하다 고열과 목아픔, 오한을 느꼈다. 검사 결과 코로나19와 독감 모두 아니었지만 감기 치곤 증상이 세다고 했다. A씨는 “약을 먹은 후 열은 내렸지만 약효가 가시면 다시 증상이 나타났다”며 “이렇게 독하고 오래가는 감기에 걸린 적은 성인이 된 후 몇 번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코로나19 유행이 안정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최근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며 대외활동이 늘고, 일교차가 큰 환절기를 맞아 감기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개학을 맞아 단체활동을 하는 어린이집·유치원·학교 중심으로 감기가 유행하는 중이다.
6일 질병관리청의 2023년 13주차(3월26~4월1일)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를 보면, 인플루엔자(독감) 의사(의심)환자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14.5명으로 전주(13.2명)보다 증가했다. 급성호흡기 바이러스로 입원한 환자도 급증했다. 13주차 바이러스성 급성호흡기감염증 입원환자는 1802명으로 전주(1493명)보다 증가했다. 최근 몇년간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2022년 13주차 입원환자는 107명, 2021년 220명, 2020년 132명으로 현재(1802명)와 최대 17배 가까이 차가 난다.
올해 환절기에 유독 인플루엔자 등 호흡기감염증 환자가 많은 이유는 코로나19가 유행하며 마스크 착용으로 주춤했던 호흡기바이러스의 유행이 방역이 완화되면서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 3년간은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강력한 방역이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다른 호흡기바이러스 유행까지 막아 환자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특히 영유아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2021년 독감 등 호흡기 바이러스가 유행하지 않아 이에 대한 면역이 없어 더 취약하다.
최근 급성호흡기감염증의 원인 바이러스 현황을 보면, 13주차 기준 호흡기 바이러스가 검출된 235건의 검체에서 리노바이러스 17.5%,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11.0%,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 9.0%, 인플루엔자바이러스 5.2% 등이 검출됐다.
리노바이러스는 어린아이들과 성인에게 감기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바이러스로 목, 기관지 등 호흡기에 감염을 일으킨다. 특히 영·유아들 사이에 4~5월과 9월 등 환절기에 가장 많이 유행한다. 다른 바이러스보다 감염 증상이 낮고 보통 일주일 정도면 호전되지만, 기관지가 약하거나 호흡기에 문제가 있으면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초기 검진이 필요하다. 주로 5세 미만의 유아들이 자주 걸리는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기침 소리가 놋쇠 혹은 개 짖는 소리처럼 난다는 특징이 있다. 역시 심한 경우 폐렴이나 중이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는 일반 감기의 일종으로 특별한 치료 없이 1~2주 내 회복이 가능하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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