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채 블랙홀' 악몽, '채린이'가 막나…회사채 시장 아직은 '파란불'
요금 인상 지연에 한전 적자폭 커질 우려…한전채 발행은 더 늘 듯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한국전력의 적자폭이 커질 것으로 우려되면서 한전이 채권 발행 물량을 늘려 자금을 충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올 들어서만 12조원의 한전채가 발행됐는데, 이로 인해 지난해 발생했던 회사채 경색 현상이 또 다시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선 아직 회사채 시장은 원활하게 흘러가고 있으며 개인 투자금이 유입되면서 현재 우량채 발행 물량도 시장에서 소화가 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전이 올해 발행한 채권은 8조5400억원(5일 기준) 규모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 가량 증가했다. 이중 상환기한 도래로 만기 상환을 하고 남은 순발행 채권은 6조8000억원 어치다.
현재 한전의 누적 한전채 발행 잔액은 68조300억원으로 전년 동기(39조6200억원) 대비 71.6% 늘었다.
더구나 한전의 채권 발행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가 2분기로 예정됐던 전기 요금인상을 보류했기 때문이다. 한전의 누적 적자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발전소로부터 전기를 사 오려면 결국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는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는 것.
실제 한전은 지난 4일 5200억원 규모의 한전채를 발행했고, 이번 주 내로 5000억원 안팎의 채권을 추가 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한전채 발행 증가로 인한 회사채 자금시장 경색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도 한전채의 역대급 물량 폭탄에 자금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채의 금리가 뛰는 등 채권 발행에 어려움이 나타났다. 여기에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로 지방채마저 큰 위기를 겪으면서 자금이 급격하게 경색돼 우량 신용등급 회사채도 '미매각'이 발생하는 등 급격한 '돈맥경화'가 나타나기도 했다.
회사채 시장 경색의 결정적 '트리거'는 레고랜드 사태가 불러왔지만, 이에 앞서 수개월전부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한전채로 인해 자금이 묶이면서 살얼음판 같은 긴장이 지속되다 결국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경색 폭탄이 터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올해는 지난해와 같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작년은 자금경색에 국내외 기준금리의 급격한 인상으로 채권시장 단기금리가 급등하면서 자금시장 경색까지 일어났지만 현재는 시장금리가 비교적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기준 91일물 CD금리는 3.59%, CP금리는 3.97%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 당시 5%를 훌쩍 웃돌았던 금리와 비교하면 안정적인 수준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우량 등급 회사채 발행이 현재 원활하다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A등급 이상 회사채는 현재 초과수요가 나올 정도로 자금이 원활하게 공급되고 있으며 BB 등급 등도 시장에서 충분히 소화되고 있다"면서 "한전채 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기에 채권시장 유동성이 또 다시 한전채로 쏠리는 경색 우려를 제기할 수도 있겠지만 시장 상황은 현재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늘어난 한전채 발행 물량을 기관 대신 '개인'이 집중 매수하면서 채권시장에 오히려 개인의 신규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도 우려를 완화시키는 또 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초부터 전날까지 개인이 순매수한 채권 총액은 9조17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기간 1조5252억원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491.2%나 폭증한 수치다. 작년 연간 개인의 총 채권 순매수가 20조6113억원인데, 올해 1분기에 이의 절반에 육박하는 9조원을 순매수한 것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지난해는 주식시장에서 지수가 크게 하락하면서 주식투자자들의 손실이 크게 늘어난 반면, 고금리 현상에 힘입어 채권금리가 크게 오르자 원금과 높은 금리를 같이 받을 수 있는 채권에 대한 개인투자자 관심이 급격히 증가했다. 채권투자를 처음 시작하면서 '채린이'라는 용어도 등장할 정도였다.
올해는 금리인상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연초 코스피가 다소 상승하는 등 주식시장에 온기가 돌면서 개인의 채권투자도 주춤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한전채 등 우량채권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거워서 개인의 채권 매수 물량도 증가하고 있다.
남달현 금융투자협회 장외시장부장은 "현재 채권시장은 우량 등급 회사채를 포함해 비우량등급까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리테일 창구를 통해 개인이 우량 채권 매수량을 늘리면서 채권시장에 신규자금 유입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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