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목에 카메라를 달자, 민원인이 온화해졌다

[아이뉴스24 원성윤 기자] 악성 민원인의 폭력 행위가 관공서에서 날로 심해지고 있다. 지난 5일 경기도 구리시에서 수습 기간을 마친 새내기 공무원이 사고 당일 한 민원인을 상대한 뒤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한 뒤 아파트 옥상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일이 발생했다.

이같은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자 전국 지자체에서는 민원담당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해 목걸이 형태의 휴대용 영상촬영장비(웨어러블 캠)를 마련, 공무원에게 지급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이 장비를 이달부터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민원 응대 공무원들에게 착용하도록 했다.

웨어러블 캠은 음성 녹음, 전·후방 촬영이 동시에 가능한 목걸이 형태의 카메라로 민원실 내에서 발생한 폭언 및 폭행 등 위법행위를 촬영·녹음하게 된다.

웨어러블 캠은 후방에도 카메라가 장착돼 있어 민원 응대 공무원 주변에서 위급하거나 폭력적인 상황이 벌어졌을 때 전반적인 상황에 대한 증거자료 채집이 가능하다.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민원인의 공무원 폭언·폭행은 2018년 3만 4천484건, 2091년 3만 8천504건, 202년 4만6천79건으로 늘어나고 있다.

기존에도 경찰서와 연계된 CCTV가 있기는 하지만 이제는 휴대용 장비 도입으로 민원인의 행동은 물론 폭언까지 근거리에서 고스란히 녹화할 수 있기 때문에 악성 민원인들이 행패를 부리고도 시치미를 떼는 일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한 시청에서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아이뉴스24 인터뷰서 "한 민원인이 민원 처리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볼펜을 얼굴에 던져 마음을 다치는 일도 있었다"며 민원인들의 물리적 폭력이 일상적이라고 말했다.

물론 몰래 녹음·녹화하지 않는다. 미리 민원인들이 알 수 있도록 녹화 시작 전 고지하기 때문에 녹화 녹음 사실을 인지한 상태에서 공무원과 대화하를 하게 된다.

자치단체들은 민원 응대 창구의 칸막이들도 부실한 기존의 아크릴판에서 쉽게 깨지지 않는 강화유리판으로 바꿔 나가고, 웨어러블 캠 지급을 단계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한 민원인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공무원들도) 아무래도 조심하실 수밖에 없다"며 " (서로에게 도움이 되겠군요?) 그렇다"고 밝혔다.

/원성윤 기자(better201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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