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뱅크런]㊦생존 문제로 다가선 SNS 세대 소통법

박은경 2023. 4. 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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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은행(SVB)에서 56조원이 날아가는 데 걸린 시간은 반나절이 남짓이다.

SNS를 중심으로 SVB에 대한 소문이 빠르게 퍼지면서 클릭 몇 번으로 순식간에 은행이 파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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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퍼지는 SNS 평판 관리 새 화두
'부정 평판=위험 확산'에 고심하는 금융업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실리콘밸리은행(SVB)에서 56조원이 날아가는 데 걸린 시간은 반나절이 남짓이다. SNS를 중심으로 SVB에 대한 소문이 빠르게 퍼지면서 클릭 몇 번으로 순식간에 은행이 파산했다. 그렇게 새로운 유형의 은행 위기가 찾아왔다.

크레디트스위스(CS)를 인수한 UBS의 폴 도노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CNBC와 인터뷰에서 이를 가리켜 "트위터 세대의 첫 번째 은행 위기"라며 "SNS 평판이 기하급수적으로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존 다니엘슨 런던정경대 교수도 "2008년과 비교하면 위험한 소문이 더 많이 퍼질 수 있다"며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디지털뱅킹 등의 사용 증가는 과거보다 금융시스템을 더욱 취약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소셜미디어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이에 미국의 주요 은행들은 SVB 사태를 계기로 디지털을 다루는 태도를 바꿨다. 미국의 인터넷은행 '바로(Varo)'는 공식 트위터 계정 댓글로 고객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적극 응대하고 있다. 스타트업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기업 '머큐리(Mercury)'도 외부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 소통하고 있다. 핀테크회사 '에이콘스(Acorns)'는 흥미로운 주제를 선정해 고객들에 뉴스레터를 보내고 있다. 온라인 평판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이다.

우리나라 은행도 평판 리스크에서 취약하다. 최근 은행을 둘러싸고 '이자 잔치'라는 부정적 인식이 강해진 만큼 평판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오늘날처럼 SNS가 발달한 사회에서는 어느 한 은행에 일부 소비자나 직원들의 불만이 축적될 때 그 소식이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가면서 해당 은행의 평판을 급속히 악화시킬 수 있다"면서 "나아가 어느 한 은행의 사건이 국내은행 전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금융업은 신뢰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만큼 평판 위험 관리가 굉장히 중요함에도, 국내은행은 평판 리스크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다"면서 "은행의 과도한 수익성에 부정적 인식의 확산은 은행 경영에 큰 애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은행들은 평판 리스크를 더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 위원은 평판 리스크 관리를 위해선 평판과 직결되는 금융사고 발생을 줄이고, 소통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점포 폐쇄와 같이 소비자의 이해와 직결되는 사안을 결정할 때는 정기적인 설문조사나 심층 면접, 공청회 등의 절차를 거쳐 고객에게 양해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슬로건도 '1등 은행', '아시아 선도 은행' 등 등수에 관한 것만이 아닌 고객에 대한 배려가 묻어나오는 슬로건을 통해 이미지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은행에서도 평판 리스크 제고를 위한 고민이 깊다. 한 은행 관계자는 "유동성이 양호하다고 강조해도 SNS 유언비어의 유통 속도가 빨라 리스크가 크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신뢰 확보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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