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자왈, 제주 평균기온보다 3도 낮아…열 저감 효과 ‘톡톡’

박미라 기자 2023. 4. 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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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5년간 곶자왈 6곳 온도습도 측정
제주의 곶자왈. 제주도 제공

‘제주의 허파’로 불리는 곶자왈 지역의 기온과 습도가 연중 제주 평균 기온보다는 낮고 습도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최근 5년간 화순과 산양, 애월 등 제주지역 곶자왈 6곳의 온도와 습도를 측정한 결과 곶자왈 지역의 연평균 기온은 13.5도고, 연평균 습도는 88.4%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이는 같은 시기 측정된 제주의 연평균 기온보다는 3도 낮고, 연평균 습도는 13.8% 높은 수치다. 곶자왈은 다른 지역보다 서늘하고, 보다 습도 있는 환경이 유지된다는 것이다

곶자왈의 연평균 기온은 2018~2022년 평균 13.4∼13.6도로 주변 지역보다 3도 낮은 일정한 기온을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21년만 14.0℃로 다소 높았다. 그해는 제주도 전체적으로 1973년 이래 두 번째로 높은 평균 기온을 보였다.

월별로 보면 곶자왈의 평균 기온은 한여름인 8월에도 24.4로 제주의 다른 지역에 비해 시원한 온도를 유지했다. 곶자왈 내 가장 낮은 기온은 겨울인 1월로 3.5도다.

곶자왈 지역의 습도는 2018년 이후 5년 동안 연평균 87.2∼90.3% 범위내 습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기에 관계없이 도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습도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주변 지역과는 평균 13.8% 높은 특성을 지닌 것으로 파악됐다.

평균 습도는 7월에 96.4%로 가장 높았고, 봄인 4월에 81.2%로 가장 낮은 경향을 보였다.

곶자왈은 제주어 ‘곶’(숲)과 ‘자왈’(나무와 넝쿨 따위가 마구 엉클어져 어수선하게 된 곳)이 합쳐진 단어로, 용암지대에 나무와 덩굴식물 등이 뒤섞여 원시림을 이룬 곳을 말한다.

난대와 온대 식생이 공존하고 서늘한 기온과 높은 습도가 연중 유지되면서 양치식물이 발달하는 등 독특한 생태적 환경을 지니고 있다. 멸종위기 식물과 보호야생동물이 다수 서식하고 생태계의 보고이자 많은 비가 와도 주변으로 흘러넘치지 않을 정도로 지하수를 빨아들이는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제주의 허파’ ‘지하수 원천’ 등 다양한 별칭이 있다.

실제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제주 선흘곶자왈과 청수곶자왈에서 물순환 과정을 정밀 분석한 결과 비가 내리면 평균 42%의 빗물이 곶자왈에 저장되는 것을 확인했다.

고석형 제주도 한라산연구부 연구사는 “이번 결과는 곶자왈의 열 저감 효과 등 숲이 주는 공익적 효과를 증명하는 것”이라면서 “고사리류와 같은 양치식물이 발달하는 독특한 환경적 이유도 온습도를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고정군 제주도 한라산연구부장은 “곶자왈의 온도와 습도 등 다양한 기상을 측정해 곶자왈의 생태적 관계를 규명하는 것은 기후변화를 파악하고 예측하는데 중요한 자료”라면서 “앞으로도 곶자왈의 가치가 지속 보전될 수 있도록 관련 연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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