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복순' 변성현 감독 "전도연, 누구보다 승부욕 강해..내겐 '해태' 같은 존재"[인터뷰②]

김나연 2023. 4. 6.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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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나연 기자] '길복순' 변성현 감독이 배우 전도연과의 호흡을 전했다.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 변성현 감독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변성현 감독은 전도연이라는 배우를 주연으로 액션 영화를 택한 이유를 묻자 "전도연 선배님 같은 경우 장르 영화에 대한 갈증이 많으셨다. 제가 그 얘기를 많이 들었고, 전천후 완벽한 배우라 생각하는데 '이 배우한테 제일 안 들어갈것같은 장르가 뭘까?'라는 생각을 했더니 액션이더라. 선배님한테 전화해서 '액션 해보실래요?'라고 했을 때 선배님이 '자신없는데'라념서도 '감독님이 원하면 해봐라'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도연 선배님이) 어떻게든 해내시는 분이라는걸 제가 알고 있다. 승부욕이 제가 만난 사람중에 가장 강한 사람이다. 제가 왜 예전에 넷플릭스 ‘마이클 조던: 라스트 댄스’보고 선배님한테 추천한적 있다. 이 사람의 집념, 승부욕이 제가 아는 누구랑 닮아있어서. 선배님은 '혹시 내 얘기 한거야? 난 이렇게 안 지독해'라고 하셨는데, 제가 봤을 때 스스로를 몰아붙이면서 일하는 타입이다. 일하는 태도에 있어서 옆에서 보고 많이 배웠다"고 극찬했다.

옛날부터 전도연의 팬이었다는 변성현 감독은 "도연 선배님이 드라마에서 주연이 아닐때부터 팬이었다. 그래서 팬이었던 대상이 성장해나가면 엄청 좋지 않나. 저도 이렇게까지 대 배우가 되니까 팬 입장에서 신나서 지켜보게 되더라. 지금은 팬이라기보단 어느순간부터 우상이었다. '팬이에요'라고 말할수있는 사람이 아니라 용이나 해태같이 존재한다고는 하는데 볼수는 없는, 저한텐 그런 사람이었다. 그걸 (설)경구 선배님이 알기때문에 일부러 서프라이즈로 술자리를 만들어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술자리 당시 "엄청 떨었다"며 "(전도연) 선배님이 '연기하지 마라', '소문 들어봤는데 이런 캐릭터 아닌 거 안다'고 하시더라. 건방진 캐릭터로 알고있는데 술잔을 떨고 있으니까 연기하지 말라고 하셨다. 보통 아무리 자기 팬이어도 이정도로 떨진 않는다고 하셨는데, 저는 진짜로 술잔을 떨었다"고 첫 만남 당시를 회상했다.

캐스팅으로 이어지게 된 과정도 설명했다. 변성현 감독은 "선배님이 처음 제안을 해주셨다. 시나리오를 주셨는데, 시나리오를 읽지 않은 상태에서 '저는 그래도 오리지널 제가 쓴 작품을 하고싶다'고 거절했었다. 왜냐면 연출은 계속 할수있을것같은데 시나리오는 어느 순간 쓰는게 힘들어질것 같더라. 그러다가 경구 선배님과 함께 만나면서 친해지고 선배님이 '한번 영화하자'고 했을때도 망설였다. 선배님과 영화를 하면 너무 잘 찍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반면 감독이라면 응당 가장 좋은 배우와 일하고싶은게 당연한건데 내가 너무 부담스러워하고 있나 싶어서 제가 역으로 '저도 지금 뭘 할지 모르겠지만 선배님을 놓고 시나리오를 쓰게 되면 하실 마음이 있냐'고 제안드렸다. 놀랍게도 '한 번 해 보자'고 하더라"고 밝혔다.

그는 "그렇게 '뭘하지' 고민 하다가 사람들이 생각했을때 가장 도연 선배님이 안 할것 같은 장르를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불한당'에 액션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액션 영화는 아니다. 제가 액션 영화를 선호하는 편도 아니고. 물론 전도연의 도전만큼은 못하지만, 선배님이 액션을 하는게 저한테도 도전이었다"고 전했다.

또 '해태같은 존재'라고 표현했던 전도연과의 호흡을 묻자 변성현 감독은 "작업을 하게 되면 배우를 그렇게 보면 안 된다. 배우랑 치열하게 부딪힐때도 있으니까, 그때부턴 큰 생각을 안했다. 그런데 이제까지 했던 작업 중에서 배우랑 제일 치열하게 부딪혔다. 서로 끊임없이 의심했다. 저도 사실 찍기 전에는 '디렉팅 안 할게요. 하고싶은대로 하고 찍기만 하면 될 것 같아요'라고 했는데 오히려 훨씬 많은 디렉팅을 하게 되더라. 조금만 하면 더 잘할것 같다는 욕심이 너무 커졌다. 가끔 배우랑 생각하는 지점이 다를수 있는데, 그럴때는 결국 제가 생각하는 지점대로 해주셨지만 설득하다보면 서로 부딪히는 순간이 있다"면서도 "촬영할 때마다 모니터 앞에서 진짜 놀라웠다. 스태프들도 다들 '와'라고 감탄하면서 연기를 봤다"고 설명했다.

변성현 감독은 "작품이 현실과 떠있도록 찍으려면 조명과 배우가 어떤 비주얼로 보이는지도 저한테는 굉장히 중요했고, 가장 매력적으로 담고 싶었다. (전도연이) 첫 촬영날 힘들어하셨다. 조명과 얼굴 각도를 맞추려 하다 보니 '여기 이상 숙이시면 매력도가 사라지게 나온다'고 했는데, '아니 어떻게 배우가 맞춰서 연기하냐'고 하시더라. 그런데 결국 그렇게 하셨다. 영화 내내 제 요구를 따라 주셨다. 중반부 부터는 그런 불편함이 사라지셨다. 나중에는 익숙해져서 먼저 '포인트가 어디냐'고 물어보더라. '이것도 재밌네'라고 하셨다"고 촬영 당시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한편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전도연 분)이 회사와 재계약 직전, 죽거나 또는 죽이거나,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로, 지난달 31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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