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 중인 조종실 침투한 '맹독 코브라'…조종사 대처에 '찬사'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국내 여객선 비행기 조종실에 맹독성 뱀 코브라가 나타나 비상착륙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국내 여객선 비행기 조종실에 맹독성 뱀 코브라가 나타나 비상착륙 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5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남아공 현지 조종사 루돌프 에라스무스는 최근 3000m 이상 상공에서 비행하던 중 등에 차가운 뭔가가 닿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처음에 그는 얼음 물병이 닿았다고 생각했지만, 주위를 자세히 살펴보니 코브라가 눈에 들어왔다. 루돌프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뇌조차 인식하지 못한 것 같다"며 "왼쪽으로 돌아 아래를 내려다봤는데 코브라가 좌석 아래에서 머리를 뒤로 젖히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해당 비행기가 처음 이륙할 당시, 직원들은 항공기 밑으로 지나가는 뱀을 발견하고 잡으려고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루돌프는 "항공기 탑승 전까지 뱀을 찾으려 했지만 찾지 못했고 밤이나 이른 아침에 기어나갔을 것이라고 추측했다"고 전했다.

루돌프는 일단 코브라를 조종석 구석으로 유도한 뒤 비상착륙을 결심했다. 코브라 출현 사실을 알릴 경우 승객들이 동요할 수 있어 잠시 망설였지만 사실대로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58인승 비행기에는 당시 4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다.

그는 비행기 안내 방송을 통해 조종실에 코브라가 들어와 가장 가까운 공항으로 비상 착륙한다고 안내했다. 이후 비행기는 약 10분 후 인근 비행장에 무사히 착륙했다. 코브라를 찾는 작업은 아직까지 기내에서 진행 중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루돌프에게 영웅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그러나 그는 "코브라 출현에도 침착함을 유지한 승객들이 더 훌륭하다"며 승객들에게 공을 돌렸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