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축제' 벚꽃 떨어져도 축제한다
고온 현상으로 전국적으로 벚꽃이 만개한 뒤 비와 함께 꽃잎이 떨어지면서 일부 지역에서 '벚꽃 없는 벚꽃축제'가 불가피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꽃샘추위'마저 찾아오며 꽃 축제를 진행하는 지자체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지만, 일부 지자체는 재치 넘치는 문구와 다양한 컨셉 등을 활용하며 축제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전 동구는 이번 주말인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너와 나, 가치 더하는 생태 한 스푼'을 주제로 대청호반 벚꽃한터 일원에서 '제5회 대청호 벚꽃축제'를 개최한다.
하지만 기상관측 이래 102년 만에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벚꽃 개화시기가 빨라졌고, 비가 오며 꽃잎이 무수히 떨어지고 있다. 특히 비가 그친 뒤 오는 8일까지 '꽃샘추위'마저 예보된 상태다.
중부권 최대 벚꽃 군락지인 충남 공주시 반포면 계룡산 일원에서도 오는 7일 벚꽃축제가 열린다.
하지만 계룡산 일원의 경우에도 이미 지난주 벚꽃이 만개한 뒤 2일부터 강한 바람에 꽃잎이 우수수 떨어지기 시작했다.
'벚꽃 없는 벚꽃 축제'에 대전 동구청은 박명수의 유튜브 채널에서 퍼진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인 '중요한 건 꺾였는데도 그냥 하는 마음'을 차용해 '중요한 건 꺾였는데도 그냥 하는 축제',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축제' 등 유쾌한 문구를 홍보하고 나섰다.
이같은 홍보에 시민들은 "괜찮아요. 꽃은 졌어도 조명빨 끝내줘요", "꺾였는데도 그냥 하는 축제 궁금해서 구경가요", "다급하게 열일하는 공무원들", "센스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동구는 4년 만에 대면으로 행사가 개최되지만, 축제 현장의 실시간 온라인 송출, 이원 생중계 등 비대면 온라인 축제의 장점을 수용해 온앤오프 방식으로 축제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모든 계층이 즐길 수 있는 뮤직 페스티벌, 뮤지컬, 각종 경연대회까지 다양한 콘텐츠로 풍성하게 꾸며질 예정이다.
이밖에도 부메랑 만들기, 페이스페인팅, 캐리커쳐 등 약 30개의 체험부스와 벚꽃 퍼레이드, 벚꽃 응원제, 푸드트럭 및 대청호 벚꽃마켓 운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상시 운영된다.
벚꽃 모양의 머리띠를 쓰고 직접 길거리 홍보에 나선 박희조 동구청장은 "벚꽃이 빨리 개화해 아쉬운 건 사실이지만 4년 만에 대면으로 열리는 이번 축제를 벚꽃 볼 틈이 없을 정도로 풍성하게 준비했다"며 "제5회 대청호 벚꽃축제에 오셔서 봄꽃과 야간 경관조명, 벚꽃 콘서트 등 다양한 볼거리를 즐기며,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행복한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부 지자체에선 '벚꽃' 대신 '봄꽃' 축제라는 컨셉으로 축제를 준비하며 풍성한 볼거리가 있음을 홍보한다.
충남 금산군은 오는 8일 금산읍 금산천 봄꽃축제를 시작으로 같은 달 15~16일 군북면 비단고을 산꽃축제, 남일면 홍도화축제를 개최한다.
금산군 관계자는 "꽃 일정을 맞추기가 상당히 어렵다보니 벚꽃 축제가 아닌 봄꽃 축제라는 컨셉으로 진행을 한다"며 "벚꽃 개화 시기는 맞추지 못하더라도 개나리 등 봄꽃을 즐긴다는 컨셉과 특색 있는 축제를 내세워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산읍을 가로지르는 금산천의 봄꽃축제는 하천 둔치에 무대를 만들고 양쪽의 법면 위에서 체험과 음식 부스가 가득히 들어설 전망이다.
또 한마음 치매극복 걷기행사(2.5km), 청소년 퍼니콘서트, 문화가 있는 날 행사, 봄꽃 버스킹, 금산천 노래자랑 등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군북면 보곡산골에서 열리는 비단고을 산꽃축제는 나비꽃길(4km), 보이네요길(7km), 자진뱅이길(9km) 3개 산꽃술래길에서 펼쳐지는 건강걷기대회와 스탬프 투어, 숲속 작은 음악회와 함께 산꽃벚꽃마을 오토캠핑장 화전놀이, 가족자연문화체험 등을 진행한다.
박범인 금산군수는 "관광객이 안전하게 봄꽃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철저하게 사전 준비하고 유관기관과의 상호협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4년 만에 현장 개최되는 만큼 금산만의 특색을 담아 격을 올린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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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CBS 김미성 기자 ms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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