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로 귀 막고 지냈던 아이, 바이올린으로 세상과 소통합니다
피아노·바이올린 배우며 음악 재능 발견
"음악은 저의 전부, 더 많은 연주 들려주고 싶어"
7일 서울시향 기부콘서트서 협연…츠베덴 지휘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제게 음악은 전부입니다.”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연습실에서 만난 바이올리니스트 공민배(19·화성나래학교)군은 서울시향과의 공연을 앞둔 소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마이크를 꽉 쥔 공민배 군의 목소리는 어눌했지만 확신에 가득 찬 말투였다.
이날 간담회는 오는 7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리는 서울시향의 ‘아주 특별한 콘서트’를 앞두고 마련됐다. 서울시의 ‘약자와의 동행’ 정책에 따라 서울시향이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마련한 기부 콘서트다. 세계적인 지휘자 얍 판 츠베덴 서울시향 차기 음악감독이 무보수로 지휘를 맡았다.
이번 공연에서 공민배 군은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1악장을 연주한다. 공민배 군은 “우아하고 감미로운 곡”이라며 “멋진 연주를 들려드리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바이올린을 연주할 때 어떤 생각이 드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좋은 생각이 들고 마음이 차분해진다”고 답했다. 하루에 4~5시간씩 연습하는 것에 대해서도 “힘들지 않다”며 “음악 빼고 좋아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자폐 증상 때문에 초등학교도 9살이 돼 입학했다. 피아노 학원에 다니게 된 건 보육 때문이었다. 임미숙 씨는 “일 때문에 아이를 피아노 학원에 맡겼는데 6개월 뒤 무슨 대회를 나가 상을 받은 걸 보고 무슨 일인가 싶었다”며 “1~2년 뒤엔 학원에서 바이올린도 가르친다고 해 방과 후 아이를 더 맡길 수 있어 바이올린도 가르쳤다”고 말했다.
임미숙 씨는 공민배 군의 스토리를 강조하기보다는 자신의 이야기가 자폐아를 둔 부모에게 더 큰 용기가 되길 바랐다. 임미숙 씨는 “민배가 바이올린을 한 뒤 고친 게 너무 많다. 이제는 사람을 쫓아다니며 인사도 한다. 10점 만점에 8점까지 온 것 같다”며 “자폐 자녀를 둔 부모님들도 어떤 악기든 시켜보면 좋겠다”고 전했다.
츠베덴 감독은 이날 인터뷰에 깜짝 등장해 공민배 군의 바이올린 연주를 유심히 지켜봤다. 또한 공민배 군을 꼭 끌어안고 등을 두드려주며 격려하기도 했다. 그는 “공민배 군은 좋은 바이올리니스트이기 때문에 음악적으로 걱정을 안 한다”며 “자폐를 가진 친구들 중에는 생각 이상으로 재능 있는 사람이 많다. 이런 기회를 마련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공민배 군은 평소 유명 지휘자들의 지휘 영상을 보며 지휘하는 것도 좋아한다. 즐겨 보는 지휘자는 카랴얀, 구스타보 두다멜, 피에타리 잉키넨, 그리고 츠베덴 음악감독 등이다. 공민배 군은 츠베덴 감독과 함께 공연하는 것에 “처음 보고 완전 좋았다”며 환하게 웃었다. 또한 “더 열심히 연습해서 많은 분을 위해 연주하고 싶다”며 “더 많은 곡을 배우고 해석도 배우겠다”고 전했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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