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부랑 할머니'는 옛말…"70세 이상 고령자, 키 크고 날씬해졌다"

지난해 기준 70~84세 고령 한국인이 20여년 전과 비교해 2㎝ 이상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기술표준원은 6일 '사이즈코리아 성과발표회'를 열고 이 같은 고령인구 인체치수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6~12월 한국인 70~84세 1014명을 대상으로 키, 몸무게, 다리팔 길이, 허리둘레 등 총 360여개 항목을 직접 측정 및 3차원(D) 스캐너로 조사했다. 제8차 한국인 인체치수조사의 일환으로 초고령사회에 대비해 2014년 이후 약 8년 만에 실시됐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고령자 평균 키는 남성 165.7㎝, 여성 152.1㎝로 나타났다. 평균 몸무게는 남성 66.8kg, 여성 56.7kg을 각각 기록했다. 2003년 이후 고령자 키는 남성 2.9㎝, 여성 2.7㎝ 커졌다. 몸무게는 남성 5.1kg, 여성 1.0kg 증가했다.

3D 스캐너로 수집한 인체 형상 데이터에서는 남녀 고령자 모두 상반신 길이 비율을 나타내는 앉은키 비율(앉은키/키)이 증가했다. 허리가 굽지 않고 바로 선 '바른 체형' 비율이 83.4%로 가장 높았다. 국표원은 소득수준 향상과 꾸준한 자기관리가 체형 변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몸통은 어깨가 넓어지고 가슴과 엉덩이 두께가 줄어든 납작한 형태로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령자 전체 측정 대상 중 3분의 1 이상이 비만으로 분류됐다. 남성 38.3%, 여성 42.2%가 비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의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꾸준히 증가했지만 여성은 이전 조사 대비 감소했다.

한편 국표원은 이날 그동안의 인체치수 보급·확산 사례를 공유하고 향후 사이즈코리아 사업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오광해 국표원 표준정책국장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고령화 상황에서 향후 어르신들의 편의를 위한 각종 제품 및 서비스 설계에 활용될 수 있는 최신 기초 데이터를 시의적절하게 확보했다”고 평가하면서 “사이즈코리아 사업이 디지털·헬스케어 등 신산업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데 이바지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