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 그리고 건축학도 만들다"…안도 타다오의 청춘 메시지
[EBS 뉴스12]
빛의 예술가로 불리는 세계적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건축 인생을 총망라한 전시를 국내에서 열었습니다.
특히, 국내 대학생들과 함께 작업한 작품들이 주목받고 있는데요.
최이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르 코르뷔지에는 나에게 단순한 동경을 넘어서는 존재가 되었다"
복싱선수였던 안도 타다오의 외길을 바꾼 건, 현대 건축의 거장 '르 코르뷔지에'입니다.
건축학과 문턱에도 가보지 못하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웠던 안도 타다오.
인터뷰: 안도 타다오 / 건축가
"저는 학벌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대학도 가지 않았고요. 어떤 전문적인 교육도 받지 않았습니다. 바꿔 말하면 누구에게든 누구에게든지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헌책방에서 구한 르 코르뷔지에의 설계도면은 그의 선생님이자, 교과서였습니다.
들여다보는 것만으로 성이 차지 않았던 그는 르 코르뷔지에의 도면과 드로잉을 모두 외워버렸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일본 건축의 특징과 유럽 건축 특징을 모두 갖춘 '하이브리드 건축가', '빛의 설계자'라고 불리게 됐습니다.
건축계 노벨상인 '프리츠커상'도 수상했습니다.
르 코르뷔지에가 도면을 통해 안도에게 건축가란 꿈을 심어줬듯, 이번엔 안도가 학생들에게 그의 노하우를 공유했습니다.
안도가 직접 설계한 한국의 건축물 LG 아트센터(마곡), 여주 마음의 교회 등에 사용한 '설계도면'을 국내 대학생들에게 공개하고, 팀을 이뤄 '모형'을 제작해보도록 한 겁니다.
인터뷰: 송 찬 대학생 / 중앙대 건축학과
"도면이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건축가에게 있어서 지적 자산이기 때문에 쉽게 공개되지 않는 것인데 이제 안도 선생님은 한국 학생들이 좀 더 공부를 하길 바라시는 마음으로 저희에게 이제 공유를 해 주신 것 같다."
모형 완성까지 한 달여 시간.
언어의 장벽이 있었지만 안도는 학생들의 작품을 꼼꼼하게 챙겼습니다.
인터뷰: 송 찬 대학생 / 중앙대 건축학과
"창문의 디테일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살펴볼 수 있고요. 그리고 사실 안도 선생님은 일본 분이신데 한국에서 오래된 건축물들도 어떻게 한국 법규에 맞춰서 만들어야 되고 이런 것들을 어떻게 맞춰서 풀어갔는가도 도면을 통해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최혜조 대학원생 / 서울대 건축학과 대학원
"(건물 주변부 조경) 나무 한 개의 모양을 만드는 방법을, 그 과정을 다 사진으로 찍어서 전달해 주시기도 하고 그리고 사이트 내에 작게 수변 공간이 조성되어 있는 게 있는데 사진과 설명으로 굉장히 디테일하게 적어주셨더라고요."
실제 건축된 건물이 있다 보니, 새로운 모형을 만드는 게 부담스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건축이 사람들에게 주는 의미를 고민하면서, 건물은 자연에 순응해야 한다는 안도의 철학을 배우게 됐습니다.
인터뷰: 최혜조 대학원생 / 서울대 건축학과 대학원
"(건물에서) 사람들의 발걸음을 유도할 때 이걸 이제 단순히 어떤 하나의 길로만 가라고 강제성을 부여하는 게 아니고 여러 선택지를 제공해 주시고 계신다. (안도 선생님이) 외관이나 디자인뿐만 아니라 이런 이용자에 대한 배려도 고려해서 건물에 담아내신 것 같다."
빛의 저편에, 희망이 있는 건축을 만드는 사람으로 기억되길 원했던 안도 타다오.
건축학도들과 함께 청춘을 빚어가는 그의 또 다른 행보가 묵직한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EBS 뉴스 최이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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