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미·중 갈등으로 한국 전략산업 투자유치 타격”
한국, 반도체 등 전략사업에선 손해
국제사회의 편 가르기를 부추기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결국 전 세계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줄 것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 분석이 5일(현지시간) 나왔다. 특히 IMF는 미·중 충돌로 한국이 반도체 등 전략사업에서 해외직접투자(FDI) 유치 경쟁력을 일부 상실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IMF는 이날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발췌문에서 “조각난 세계는 더 가난한 세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IMF는 전 세계가 미국과 중국을 축으로 진영이 나뉘고,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일부 국가가 어느 한쪽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세계 경제성장률이 5년 이내에 1%, 장기적으론 2%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핵심은 미·중 갈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분열이 외국인 직접 투자를 막는 데 있다고 IMF는 평가했다. 실제로 IMF 자료에 따르면 2020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까지 외국인의 해외직접투자는 코로나19 발생 이전보다 약 20% 감소했다. 팬데믹의 여파가 크긴 했지만, 이 기간 미국과 중국이 대만 문제와 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 사사건건 충돌한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IMF는 이날 함께 공개한 ‘글로벌금융안정보고서’에서도 미·중 갈등 탓에 해외직접투자가 지정학적 입장의 유사성에 따라 같은 블록에 속한 국가에 집중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각 국가들이 공급망을 다시 자국으로 가져가는 ‘리쇼어링’과 믿을 수 있는 국가로 이전하는 ‘프렌드쇼어링’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자금은 중국과 베트남을 떠나 다른 아시아·유럽 국가로 향했고, 미국과 가까운 캐나다와 한국은 이 과정에서 혜택을 보기도 했다고 IMF는 평가했다.
지역별로는 미국과 유럽에 대한 해외직접투자가 증가했지만, 중국 등 아시아에 대한 투자는 감소했다. 2022년 4분기엔 유럽으로 향한 전략적 해외직접투자가 아시아의 약 2배에 달할 정도로 차이가 벌어졌다.
특히 미국과 유럽이 자국 제조역량 강화를 추진하는 반도체 등 전략사업에선 중국에 대한 해외직접투자가 크게 줄었다. IMF는 미국의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이 이 같은 흐름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IMF는 “전략사업은 리쇼어링(생산시설복귀) 경향이 강하다”며 “외교 관계가 좋고, 다른 국가가 투자처로서 경쟁력이 있다고 해도 공급망을 자국에 두기를 선호한다”고 설명하면서, 한국도 전략사업에선 피해를 볼 수 있는 취약한 국가로 분류했다.
IMF는 이렇게 분열된 세상에서는 미국이나 중국 어느 한 진영에도 속하지 않으려는 국가들이 중립 지위를 인정받기보다는 미국과 중국 양쪽의 압력을 받는 상태로 줄타기하다가 결국 어느 한 진영을 선택하게 되는 정책적 불확실성을 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추세가 위험 분산을 감소시켜 경기 침체 가능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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